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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은 신문시장의 시장점유율 규제대상을 중앙에서 발간되는 종합일간지로만 국한하고 시장점유율 계산은 유료 구독부수를 기준으로 하는 방안을 국회 문화관광위의 정기간행물법 개정안(신문법안) 심의과정에서 추진하기로 했다.
당초 여당이 제출한 신문법안에서는 무료신문을 제외한 일간신문(중앙종합지, 경제지, 지방지, 영자지 포함) 중 1개사의 시장점유율이 30% 이상이거나 3개사의 합계가 60%를 넘을 경우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하도록 했다.
그런데 문화관광부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답변자료를 통해 "현행법상 일간지는 종합지.스포츠지.경제지.지방지 모두를 가리킨다"고 유권해석한 바 있고 시장점유율 계산 방법에 대한 논란이 일자 “조선·동아·중앙 등 3개 신문의 시장점유율은 44.17%(매출액 기준)”라며 조·중·동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했다.
이 때까지 여당은 종합일간지를 대상으로 시장점유율을 산정한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관광부의 일간지에 대한 정의와 점유율 분석이 나오자 열린우리당의 문광위 소속 위원들은 조선·중앙·동아 등 상위 3개사를 어떻게든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묶어 두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법안에 손질을 가하고 나왔다. 당초에 표적으로 삼았던 고기를 코가 넓은 그물로는 잡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부랴부랴 작살을 집어 든 것이다.
여당은 또한 시장점유율을 계산할 때 유료부수를 기준으로 삼기로 했는데 이는 현실적인 적용이 불가능한 항목이다. 현재 조선·동아·중앙일보만 ABC(신문잡지부수공사기구) 제도에 참여해 공사를 받고 유료·판매부수 등을 공개하고 있고 그 외의 신문은 ABC공사를 받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부가 신문사의 유료부수와 시장점유율을 산정하는 기준 자체가 모호할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자의적으로 파악한 유료부수로 시장지배적사업자를 결정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현재 신문시장 자체가 협소하고 과거만큼 신문시장이 활성화 되고 있지도 못한 상태이다. 그런데도 열린우리당은 영향력과 공적 책임 등을 운운하면서 중앙일간지만으로 시장점유율 산정 대상을 한정하려 하는데 그 논리 자체가 빈약하다고 하겠다.
열린우리당의 목적은 명백히 드러났다. 신문시장의 정상화와 활성화를 꾀한다는 취지로 내세웠던 당초의 신문법안의 목적이 결국은 정부와 여당에 비판적인 메이저신문 조선·중앙·동아 3대 신문을 죽이기 위한 표적입법이었다는 것을 이제는 더 이상 부인할 수도 없게 되어 버렸다.
자신들이 내놓은 법안의 조항, 그것도 핵심이 되는 조항을 모호하게 만들어 놓더니 목표를 비켜가니까 다시 수정, 변경하는 작태를 제1당이자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보이고 있다. 여당이 주요 추진 과제로 내세운 법안 중 하나인 언론 관련 법안이 이토록 정치적 의도와 색채로 덮여 있다는 것은 통탄할 일이다. 열린우리당은 졸속 무지하게 내놓은 신문법안을 비롯한 언론 관계 법안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고 조속히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언론 발전 법안을 새로이 구성하기를 희망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