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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3일 로스앤젤레스의 한 민간외교 단체가 주최한 오찬 연설에서 미국의 북핵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한 부정적인 의중을 내비쳤다. 노대통령은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대화 밖에 없다고 언급하면서, 북한에 대한 무력행사는 협상전략으로서의 유용성을 제약받을 수 있으며, 또한 대북 봉쇄 정책 등의 방법도 결코 바람직한 해결책이 아니라고 강조하였다.
대통령의 언급처럼 북핵문제를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야 말로 최선이고, 최고의 방법이다. 그러나, 현재 북한은 6자회담 재개에 대해 갖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대화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금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의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명백히 북한에게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북한이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참여하도록 촉구하는 것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공정한 태도를 갖는 최선의 방법이며, 대화를 위한 핵문제 해결의 조건을 마련하는 길이다.
특히 “북한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라기 보다는 변화를 수용할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체제안정을 보장하려는 합리적인 분석”이라는 노대통령의 언급은 북핵 개발의 정당성을 인정 해주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어서 심각히 우려되는 대목이다.
대통령의 말대로 북한이 대화를 통해 핵무기를 스스로 포기하게 된다면 두 말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와 반대로 북한이 대통령의 언급을 잘못 이해하여 한국도 북한의 핵개발에 동조하고 있다고 판단하게 된다면, 그 이후 북한이 취하게 될 행동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게된다. 결국 한반도의 핵 긴장은 더욱 커지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핵문제에 대해 너무 희망적인 청사진만 그려놓고 북한이 그에 맞추어서 행동해 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그야말로 희망사항일 뿐이다.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여러가지 가능성을 산정해 놓지 않은 채 단지 북한의 일방적인 입장만을 고려하여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린 대통령의 언급은 북핵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행위로서 이에 대해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