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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 노조가 오는 15일 총파업투쟁을 선언했다. 당초 전공노측은 9,10일 양일간 총파업 찬반투표를 하기로 하였으나 정부의 원천봉쇄로 투표가 사실상 무산되자 최고의결기구인 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총파업을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11일부터 준법투쟁을 벌인 뒤 15일부터 파업투쟁에 들어간다.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무원조직이 대국민서비스를 포기하고 나아가 국민을 담보로 파업을 결의한 것에 대해 시민회의는 경악을 넘어 분노를 금치 못하는 바이다.
공무원 노조측은 개방형임용을 통해 공무원의 외부수혈을 대폭 늘리는 등 직업공무원제를 사실상 포기한 상태라며, 더 이상 철밥통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금도 공무원은 공무원법에 따라 신분과 정년은 물론 연금까지 보장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월 16일 제46회 9급 공무원 채용시험응시자는 16만 1613명에 이른다.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고급인력들이 공무원 시험에 지원하고 있는지 전공노측은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전공노측은 헌법 제33조에 근로자가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국제노동기구(ILO)에 가입한 175개국 중 우리나라와 대만 등 두 나라만 공무원 노조를 불허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헌법 제7조는 공무원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규정하고 있으며, 국가공무원법 제66조는 ‘공무원은 노동운동 기타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적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라고 명시되어 있다.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일본이나 독일의 경우 단체협약체결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은 보수 등 재정지출이 요구되지 않는 범위로 단체협약체결권을 제한하고 있다. 영국이나 프랑스의 경우는 단체협약에 대해 법적 구속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한국의 보장정도가 낮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정부는 시기상조라는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에 대해서도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이미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공무원 노조의 설립과 운영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이미 상정돼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공노측이 단체행동권을 요구하며 파업을 결의한 것은 집단이기주의로 간주될 수 밖에 없다.
전공노의 단체행동권 주장에 대해 그동안 정부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전공노 지부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김영길 전공노 위원장 등 지도부에 대한 사전체포영장 청구, 총파업 찬반투표 원천봉쇄, 불법파업시 대량 해고사태 경고,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행정·재정적 불이익 예고 등 사실상 참여정부 이후 가장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친노적이라는 의심을 받아온 참여정부조차 왜 이렇게 강경하게 대응하는지 전공노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지난 9월 국정홍보처의 여론조사결과 응답자의 87%가 공무원의 단체행동권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응답했다. IMF때보다 더 심각하게 느껴지는 경제난, 실업난등 제반 경제상황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에서 소위 철밥통이라고 일컬어지는 공무원들의 집단 행동이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없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공무원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국가 조직이다. 그런 공무원들이 국민을 담보로 파업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국민을 담보로 한 파업을 즉각 철회하기를 촉구하는 바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