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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정치적 이슈를 내걸고 국내 정유업계사상 처음으로 18일 동안 전면 파업사태를 벌였던 LG칼텍스 정유가 지난달 29일 민주노총 탈퇴를 전격 선언했다. 9월 15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민주노총에서 제명당한 것과 달리 LG칼텍스의 경우 자발적으로 탈퇴를 결정하였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강경일변도 노동운동방식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공식적인 입장을 정확히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파업을 주도한 민주노총의 강경노선에 회의적인 노조원들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칼텍스 정유파업의 경우 파업 뒤 이면합의를 통해 별문제 없이 넘어가는 ‘한국식 합의’와는 달리 대주주인 칼텍스사의 ‘무노동 무임금’, ‘불법행위자 처벌’ 등 법에 따른 원칙이 엄격히 적용되었다. 그 결과 노조간부 8명 구속, 조합원 650명 징계위원회 회부, 노조원 29명의 월급에 대한 26억원 가압류 등이 진행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노총의 정치논리에 따른 강경투쟁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이 결국 LG칼텍스의 민주노총 탈퇴를 결심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로 보여진다.
그동안 민주노총 산하 일부 노동조합들의 ‘밥그릇 챙기기’를 비판해온 시민회의는 이번 LG칼텍스의 민주노총탈퇴가 합리적인 노동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지금의 한국경제는 그나마 있는 투자조차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임금 사업장의 일부 노동조합들이 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임금인상이나, 개별기업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정치적 이슈로 파업을 이어간다면 결국 노-사 모두 공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민회의는 앞으로 노동운동이 강경일변도의 투쟁방식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합리적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무조건적인 강경투쟁이나, 정치적 목적의 투쟁이 장기적으로 조합원들에게 결코 득이 되지 않음을 민주노총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노동조합이 과도한 임금인상이나 이라크 파병반대와 같은 정치투쟁의 도구가 아니라 조합원들의 권익보호와 더불어 회사, 지역사회, 국가경제 등에 대한 책임도 분담해야 한다.
아무쪼록 이번 LG칼텍스 정유의 민주노총 탈퇴가 한국에서도 합리적인 노동운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