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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주) 2대 주주인 유럽계 소버린 자산운용이 25일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전격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3월 정기주총이후 7개월 만이다. 이번에 소버린이 요구한 사항은 ▷금고이상의 형을 받을 수 있는 형사범죄 혐의로 기소된 이사에 대해 형의 선고가 확정될 때까지 이사로서의 직무수행을 정지 ▷금고 이상의 선고가 확정된 이사에 대해서는 이사직을 상실케 하는 내용이다. 현재 SK(주)의 이사 중 이에 해당하는 사람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최태원 회장뿐으로 결국 소버린의 이 같은 주장은 사실상 최회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SK(주)측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는 것과, 그 이유가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같은 제도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국내 정서상 적대적 M&A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긴 하지만, 사실 동 제도는 기업경영의 외부감시기능 강화, 부실기업의 퇴출 활성화, 선진경영기법 전수등 긍정적 효과 또한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에 진출했던 외국자본의 경우 장기 전략적 투자자라기 보다는 대부분 단기 내지 투기적 성향의 투자자로 과연 국내경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브릿지 증권, 만도, OB맥주의 대주주인 BIH, JP모건,인터브루 등은 각각 유상감자같은 선진기법(?)을 동원해 자신들이 투자한 자본을 빼내갔다. 또한 메리츠증권의 경우 순이익의 15배를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등 외국 자본들은 미래 성장을 위해 투자할 자본을 자본회수에만 사용하여 결국 장기적으로는 기업성장을 저해시키는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다.
SK(주)의 경우, 작년 150억원에 지나지 않던 순익이 올 상반기에만 7018억원으로 급증하였고, 적극적인 IR과 사외이사 확대등 경영성과나 경영투명성에서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버린 측에 이렇듯 휘둘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지금 한국에서는 우수한 경영성과나 경영투명성등이 경영권 안정의 조건이 되지 못한다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SK(주)는 현재 유일한 순수 국내 정유사이다. LG칼텍스, S-OIL등은 모두 외국인이 대주주로 되어있다. 에너지 주권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소리다. 또한 이 문제는 단순히 SK(주)의 문제만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외국인 지분이 과반수이거나 2대 주주로 있는 기업은 138개사에 달한다. 결국 언제라도 제2,제3의 SK(주)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각기 다른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합해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국내기업이 경영권 방어에 집착하지 않고 기업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경영권보호를 위한 각종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국내기업이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