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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은 17일 정책의원총회를 열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형법을 보완하는 당론을 결정하고 이를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을 정하여, 국보법 폐지를 반대하는 국민 다수의 여론을 무시하는 독선과 아집을 보여주었다. 특히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의 대안으로 제시한 내용은 북한의 대남공작활동을 막는 데 근본적인 한계를 노출하여, 국가안보에 심각한 공백을 초래하리라는 우려를 갖게 한다.
우선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의 반국가단체 조항 대신 ‘국헌문란을 위해 폭동을 목적으로 하는 결사 또는 단체’라는 내용을 형법의 내란죄에 넣기로 하였다. 그러나 그동안의 남북합의문건이나 북한 정권의 외교적 발언 등을 근거로 ‘북한은 남한에 폭동을 일으키려는 의도가 없다’는 주장이 나오면 논란은 불가피해진다. 기왕의 반국가단체의 ‘정부참칭’과 같이 북한을 논란의 여지없이 명확히 대상화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내란죄의 대상이 되느냐 여부가 모호해진다면, 북한이 남파시킨 간첩에 대한 처벌이 불가능해지는 심각한 사태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은 형법 98조의 ‘간첩죄’ 조항 중 ‘적국을 위하여’를 ‘외국 또는 외국인의 단체를 위한’으로 수정했으나 이는 북한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조항이다. 헌법상 북한은 외국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이 북한과 전혀 상관이 없는 외환죄를 개정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열린우리당은 국보법의 ‘회합통신’과 같은 조항에 대해서는 대안을 마련하지 않아, 북한의 대남공작활동에 적극 협조하는 행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길을 봉쇄해버렸다. 북한과 직접 연계를 맺는 친북활동에 대해서 처벌할 수 없다면, 북한의 대남공작에 대해서 사실상 무장해제를 하자는 것에 다름 아니다.
시민회의는 집권 여당이 앞장서서 국가안보의 공백을 초래할 입법활동을 추진하면서 이를 개혁이라고 칭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국가안보는 특정이념의 종속물이나 정략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열린우리당은 이른바 자신의 협소한 지지기반에 연연하지 말고 전 국민적 여론을 수렴하여 국가안보관을 세워야 한다.
시민회의는 열린우리당이 미흡한 대안을 가지고 벌이고 있는 국보법 폐지 놀음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만약 이를 다수의 힘을 동원하여 강행관철을 시도한다면 전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분명하게 경고해둔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