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 활동 > 논평·성명
- 열린우리당의 과거사기본법안 발표와 관련하여 -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과거사기본법안을 확정 발표하였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된 13명의 위원들로 구성된 ‘진실화해위원회(가칭)’가 신설되게 되며, 이 위원회는 법안이 위임한 내용에 따라 과거사 규명작업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금일 발표된 과거사기본법안의 내용이 상당한 부작용이 예상되는 바, 시민회의는 동 법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법안이 위임하고 있는 ‘진실화해위원회’(이하 위원회)의 조사범위가 너무 포괄적이고 자의적이다. 법안에 따르면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범위는 식민지 지배권력의 개입 및 권위주의적 통치로 인해 왜곡되거나 밝혀지지 않은 항일 독립운동, 광복 이후부터 한국전쟁전후의 시기에 이루어진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1948년 이후 권위주의통치하에 부당한 행사로 발생한 상해,사망 실종사건 및 인권침해사건과 조작의혹사건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시대에 일어난 거의 모든 사건들이 조사대상에서 포함될 수 있어 대상이 너무 포괄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일제시대의 좌.우 항일 독립운동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함으로써 국민적 합의가 도출되지 않은 좌익독립운동가의 평가도 사실상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사건’도 조사범위에 포함시킴으로써 사실상 위원회에 의한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하게 만들어졌다.
위원회에 너무 폭넓은 권한을 부여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위원회의 위원장은 관련기관이 자료제출을 거부시 검찰에 압수수색 영장청구를 의뢰할 수 있는 권한, 통신자료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 그리고 검찰이 위원회의 고발 및 공소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재정신청을 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받게 된다. 그렇게 될 경우 사실상 위원회가 사법부의 수사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우려를 낳게 된다. 즉, 위원회가 사법부의 가진 고유권한을 넘어서는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시민회의는 과거사규명이 기존의 법과 제도의 틀 내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며, 따라서 사실상 수사권과 재판권을 동시에 부여받는 위원회와 같은 특별기구에 의한 접근은 3권 분립 원칙의 심각한 훼손임을 지적한다.
따라서, 시민회의는 금일 열린우리당이 발표한 (진실규명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기본법안이 앞서 언급 한대로 그 권한과 범위에 있어서 구조적인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동법안의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또한, 어두운 역사를 털어내고 화해와 통합을 이루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과거사 진실규명이 자칫 또 다른 분열이나 갈등을 조장할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해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다수 국민들의 여론임을 강조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