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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정부는 금융감독체제 개편방안을 내놓았다. 이 방안에 따르면 그동안 일각에서 줄기차게 주장되어온 금감위와 금감원의 통합론을 백지화하고 재정경제부·금감위·금감원의 3원화된 감독체제를 유지하면서 금융감독 관련기능의 일부만을 조정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정부는 감독기관간 업무중복에 따른 감독대상기관의 부담가중과 책임소재의 불분명, 민간기구인 금감원이 공권력적 금융감독업무를 수행함에 따른 적법성 논란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번 개편 안을 내놓았지만, 그 결과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개편안에서는 금감위(70명)와 금감원(1600명)의 인력규모를 감안하여 현실성 있는 업부분담을 하였다고는 하나 실상은 공무집행관련 업무가 모두 금감위로 넘어가면서 민간기구인 금감원이 정부기구인 금감위의 명실상부한 하부기관으로 편입되는 구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즉, 그동안 사실상의 안건 상정권을 행사해온 금융감독원의 권한이 대폭 축소되고 금융감독원은 관련 법률상 위임된 검사.제재 업무와 금감위 사무국이 지시한 업무만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역할이 축소된 것이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대란, 신용불량자 양산, 투신사 부실과 같은 문제를 야기했던 다중 구조의 금융감독체제는 그대로 둔 채 오히려 관치금융 시비만을 불러 일으키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바이다. 제도개편 논의는 금융감독기능이 시장을 보호하고 경쟁을 촉진시키는 방향으로 이루어 져야 한다. 그러나 금번 개편방안은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관치금융을 조장하는 방향으로 추진된 면이 적지 않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정부가 내놓은 금융감독기구 개편 안에 대해 실망을 금치 못하며 금감원과 금감위를 공적민간기구로 통합할 것을 다시 한번 요구하는 바이다. 전 세계적인 추세도 전문성을 갖춘 민간에게 금융감독기능을 맡기는 있는 상황이다.
공무원조직의 권한확대가 금융감독기구의 개편목적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금융시장에 대한 정부통제력의 확대는 금융산업에 결코 긍정적이지 못함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조직과의 견재와 균형을 기본으로 하는 공적민간기구 구성을 통해 관치 금융 시비를 벗어나 금융감독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공인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