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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은 지난 28일 북한인권담당 특사 임명과 북한 인권증진을 위해 매년 2천 400만 달러 한도의 지출 승인 등을 골자로 하는 북한인권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는 사실상 미국이 북한 문제를 접근하는데 있어서 대량살상무기(WMD) 뿐만아니라 인권문제를 중요한 주제로 삼고 본격적인 행동을 하기 위한 절차가 완성되었음을 의미한다.
북한인권법안은 북한의 인권현실이 북한주민들에게 치명적인 위협이며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으로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개입과 행동단계를 의미하는 조치로 이해할 수 있다. 북한인권법안 통과는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명시하고 단계적인 민주화 조치를 주문하고 있어 통상적 권고 수준을 넘어 북한인권 개선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북한인권개선의 필요성과 당위성은 인정하면서도 북한정권과의 관계를 의식해 법 집행 후 있을 파장에 우려를 표명하는 등 애매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당 또한 인권법 통과로 미국정부가 1년에 2000만불 이상을 북한인권개선 활동에 쓰게 될 경우 북한은 자신들의 체제를 흔들려는 의도로 보게 될 것이며 이는 결국 남북관계 발전이나 북핵 6자 회담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 올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정부와 여당이 북한 정권만을 의식해 그들의 눈치 보기에 급급할 뿐, 북한 주민들이 인간다운 환경에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누리며 살게 할 정책에 대해서는 눈을 감아버리는 행위이다. 지난날 한국의 민주화운동에 국제적 지원을 요구했던 사람들이,북한 인권 현실을 애써 외면하고 외부지원을 사실상 반대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이율배반 이다. 특히, 일부 국회의원들이 북한인권법안 통과를 저지하려는 활동을 전개한 것은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조차 포기해도 괜찮다는 반인도적 발상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
시민회의는 북한 인권개선과 탈북자 지원의 투명성에 진전을 이루고자 제기된 북한인권법안이 미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을 환영한다. 북한인권유린의 참혹한 현실이 국제사회에 드러나고 있고 실질적인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 남북관계 경색을 이유로 언제까지 북한인권을 외면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정부도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발맞추어 북한인권에 대한 적극적인 입장을 취해야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