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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현 정부 들어서 대통령 직속위원회의 수가 늘어나고 이에 따른 예산 요구액도 대폭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최경환의원이 정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2001년 기준으로 대통령 직속 위원회 수는 2배로 늘어났고, 예산 요구액은 9.5배나 증가하였다.
특히 단순자문과 심의기능을 갖는 자문위원회 예산이 급증하고 있다. 자문위원회 예산은 2004년 338억원으로, 2001년에 비해 4.9배 증가하였고 내년도 정부 요구 예산액은 853억원으로, 2001년에 비해 무려 12.5배나 늘어날 예정이다.
시민회의는 우선 현 정부하에서 갑자기 위원회가 급증하고 있는 사태는 그 객관적 타당성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위원회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정부예산의 증대를 수반하는 만큼 그 타당성이 명확하지 않다면, 예산의 소모나 낭비의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각종 위원회가 기본적인 국정 방향을 결정하고 정책결정 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서 집행단계에까지 개입하고 있는 만큼 위원회의 증가는 정부조직 관련 법과 실적제 공무원 제도의 취지를 훼손할 위험도 존재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금 선진국들은 예외 없이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비효율적인 관료기구를 구조조정 하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 사회민주주의 혹은 케인즈 주의에 입각한 비대한 정부의 운영이 경제에 부담을 주고 국제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경험적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는 IMF를 계기로 추진되던 각종 공적부문 개혁을 백지화하고, 더 나아가 위원회를 늘리는 등 더 큰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시민회의는 현 정부의 이러한 정책은 시대 추세에 대한 명백한 역행이며, 정부의 경제 살리기 구호와도 배치되는 일관성이 결여된 것임을 지적하고 싶다.
위원회의 운영에 있어서도 비상근 위원들이 중심이 되는 경우 현실에 부합되지 않는 결정으로 오히려 해당 부처를 혼란에 빠뜨리고 공무원의 업무에 혼선을 주는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회의와 세미나로 대부분의 활동이 채워지는 등 형식에 치우친 위원회의 부실한 운영에 대한 고질적 문제들은 이미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나아가 이른바 ‘나누어 먹기식’ 위원 선정과 친여적인 지식인들의 관리 기능도 병폐로 지적되고 있다.
납세자인 국민들은 정부의 불요불급한 정부기구의 신설이나 비효율적 예산 집행에 대해 국회에 그 감시권과 견제권을 위임하고 있다. 따라서 시민회의는 국회는 이번 국정감사와 예산심의를 통해 각종 위원회들의 실태를 엄격히 밝혀내고, 통폐합을 포함하여 불필요한 기능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