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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대통령은 5일 MBC TV 시사매거진 2580에 출연하여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였다. 노 대통령은 ‘국가보안법이 위헌이든 아니든 간에 악법은 악법일수 있으며, 또한 국보법을 자꾸 법리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부끄러운 역사의 일부분이고 독재시대의 낡은 유물이므로 폐기가 마땅하며 필요하다면 형법으로 대체해야 한다’라고 주장하였다.
최근 국보법 개폐와 관련하여 정치권과 국가기관 그리고 시민단체 등에서 첨예하게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TV에 출연하여 국보법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한 것은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음을 시민회의는 지적하고자 한다.
특히,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헌법기관인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국보법 존속필요성에 대한 판결을 한 이후 곧바로 이루어진 언급이었다는 점에서 사회에 미칠 파장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보법을 법리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는 대통령의 언급은 사법부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한 발언이다.
찬반을 떠나서 헌법기관의 견해나 판결은 존중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은 누구보다 앞서 헌법을 수호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대통령의 국보법 발언은 헌법기관을 스스로 부정한 격이 되어버렸다. 또한 국가지도자로서 반대측의 입장을 감안하지 않은 채 너무 성급하게 소신을 밝혔다.
시민회의는 국가보안법에 대하여 애매모호한 표현과 인권침해 조항 때문에 사실상 과거정권에서 인권탄압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 해왔던 사실을 인정하면서 문제가 있는 일부 조항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여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주장한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줄이는 쪽으로 가야지 국가안보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국보법을 폐지하는 것을 옳지 않다.
최근에 들어와 남북한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교류가 확대되고 있으며 외견상 화해가 이루어 지고 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한반도에는 아직까지 남북분단과 군사적 대치라는 상황이 여전히 지속 되고 있고 안보위협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국보법 철폐는 시기상조임을 다시한 번 강조한다.
북한노동당 규약은 아직도 대남적화통일 전략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아직 대한민국을 분명 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상태가 개선되지 않는 한 우리만 일방적으로 국보법을 철폐할 이유는 없다. 북한은 최근 남북대화 재개의 조건으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사실상 북측이 남한 내부의 갈등을 틈타 정략적으로 보안법을 이용할 수 있음도 유념해야 한다.
국가보안법을 둘러싸고 국론이 분열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서 국보법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어 더더욱 바람직하지 못하다. 국보법 폐지이유인 인권침해의 요소는 해당 조항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면 되는 것이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는 근간이 되는 조항까지 폐지하게 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