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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의 BC카드 결제거부와 관련하여-
할인점과 카드업계의 대표주자인 이마트와 비씨카드가 1일 결국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이마트측은 1일부터 비씨카드를 받지 않기로 한데 이어 타 카드사들이 수수료를 인상하면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다는 방침이다. 카드업계와 가맹점업계 대표주자들의 분쟁은 타 할인점을 비롯하여 홈쇼핑, 통신업계등 등으로 점차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가 거래상 지위남용으로 BC카드를 공정위에 제소한데 이어, 여신전문금융협회역시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사항 위반혐의로 전국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를 제소하는 등 양측의 분쟁은 쉽게 해결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다.
지난 4월부터 신용카드사와 유통업계는 협상에 나섰지만 결국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는 악화된 카드사의 경영난에 그 원인이 있다. 가입자 확보에 주력하던 카드사들은 대형 할인점에 대해서는 정책적으로 낮은 수수료를 책정하였다. 그러나 카드거품이 꺼지고, 연체율이 급상승하면서 카드사의 경영이 어려워지자 신용판매 부분에 다시 눈을 돌리게 되었다.
BC카드측은 원가 이하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거래를 할수록 손해를 보는 실정이라고 주장하면서, 수수료율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카드사가 제시한 원가부분에 대손비용을 추가시키는등 불합리한 면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결국 카드사의 경영실패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BC카드가 주장하는 손익분기점 수수료율은 4.7%(대손비용포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측은 2%초반의 수수료율 인상에 동의할 경우, 카드업계에서 자신들이 주장하는 손익분기점 수수료율까지 인상을 요구하게 된다며 카드결제거부라는 초강수를 내놓았다.
추석을 앞두고 양측의 극단 대립으로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소비자들이다. 2000년, 2002년의 대형백화점의 카드 거부 사태에 이어 또다시 불편을 겪고 있다. 비록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3~4개의 카드를 보유하고 있어 이마트의 비씨카드 거부사태에 따른 파장은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앞으로 타 카드사와의 가맹점 해지계약이 이어지면 소비자들의 불편은 더 커질 것이다.
일부에서는 정부당국의 개입을 주문하고 있지만 사실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 국세청의 세무조사나 공정위의 담합행위조사 등으로서는 이번 사태해결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미 지난 2001년 12월 ‘가맹점 공동망 이용의 자율화’ 조치로 정부가 펼 수 있는 정책은 사실상 없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결국 할인점업계와 카드업계가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소비자를 볼모로 한 힘겨루기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말고 서로간에 수긍할 수 있는 수수료를 책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양업계는 자전거의 앞뒤바퀴 같은 존재이다. 역할분담의 문제는 있을망정 한쪽바퀴만으로 나아갈 수는 없다. 조속한 문제해결로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 해줄 것을 양측에 당부하는 바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