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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사학재단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 주요 내용은 사립학교 이사회 정수는 9인 이상으로 하고, 감사 중 한명은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추천한 회계사로 선임해야 하며, 또한 이사회의 친인척 비율이 이사 정수의 5분의 1로 줄고, 비리를 저지른 이사는 10년간 복귀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학교 운영위원회와 대학평의회가 법제화 되고 학교 예산에 대한 실질적인 심의를 맡게 된되며, 교원 임면권을 학교장이 갖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사립학교는 개인의 재산으로 설립되며 학교 법인의 경영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사학의 모든 재산은 사적 재산이며, 그 재산권은 헌법에 의해 보장 받는다. 이를 사회 공유 또는 공공의 재산으로 하자는 발상은 헌법 정신에 어긋날 뿐 아니라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역행하는 발상이다.
이번 개선안은 사학 비리 근절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양심적인 사학마저 기본권과 학교운영권을 박탈하는 것으로서 오히려 건전한 사학의 육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사학 비리의 근절은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사법처리와 비리가 있는 사학의 퇴출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사립학교법 개정에 있어 논란의 핵심이 된 교사 임면권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당초 계획인 학교장에게 임면권을 주는 방안이 아닌 학교장에게는 제청권만 주고 임면권은 이사회에 넘기는 방향으로 한 발 물러섰다. 학교법인의 고유권한인 임면권을 학교장에게 넘기려는 발상 자체가 잘못이다. 교원 임면권을 학교장이 갖는다는 것은 교원에게 임면권을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특정 교원단체가 인사권을 장악하게 되고 이는 교원사회의 분열 뿐 아니라 학교 교육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교육은 공교육의 붕괴, 교육시장의 개방, 지방대 공동화 같은 위기국면에 처해 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학교는 혁신을 모색하고 시대적 요청에 부응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의 사학의존도는 중학교 23.8%, 고등학교 40%, 대학교 84.6%로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실정이다. 사학교육의 정상화가 이루어지지 않고는 한국교육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없다.
사학의 특수성과 수월성을 유지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학에 대한 획기적 대책과 육성책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하게 요구된다. 사학개혁은 사학의 본질을 살리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사학의 생명인 학생선발권, 교육과정의 편성권, 수업료책정권을 사학에 돌려 주어야 한다. 그리고 사학의 자주성과 특수성을 보장하고 공공성과 책무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시민회의는 우리의 사학 현실과 문제점에 대해 인식을 공유하고 개정의 필요성을 인정하되, 개정방향은 사학의 본질을 살리면서 사학의 학교운영 자율권을 최대한 존중해 주는 쪽이어야 한다는 점 밝혀둔다. 아울러 정부의 사학정책은 규제와 통제에서 지원과 육성으로 정책 기조를 바꾸는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있기를 기대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