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 활동 > 논평·성명
교육인적자원부는 26일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사교육비 경감대책 후속조치를 골자로 하는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시안)'을 발표했다. 이번 시안은 대통령 자문 교육혁신위원회가 작성한 방안을 정리한 것으로 공청회와 토론회 등을 거쳐 9월중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개선안에 따르면 우선 지나친 점수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수능시험 성적을 백분위나 표준점수로 표시하지 않고 등급제를 도입하여 과목별로 등급만 제공하게 된다. 또한, 출제방식도 현재 통합 교과적인 출제에서 학교 교육과정과의 연계가 강화되도록 학교교과 내용 위주로 출제될 전망이다.
새 대입제도가 정착되면 학교교육의 과정 및 결과가 중시되고 수능시험 영향력이 축소돼 공교육이 활기를 띠게 되어 교권이 향상될 것이라는 전망과 본고사가 금지되고 고교간 격차, 내신 부풀리기 등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대학의 학생선발 등에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시민회의는 이 같은 교육부의 개선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모름지기 교육이란 한 가지 목표와 틀 안에서 점진적으로 위해 개선되어야 한다. 교육의 주체는 학생이며, 따라서 학생의 특기, 개성 및 적성을 적극 반영하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어떻게 배출할 것인가가 교육의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한다. 그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의 점진적 개선은 언제라도 환영한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 교육은 학생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개혁과 개선이라는 이름아래 원칙 없이 수시로 바뀌어 옴으로써, 교육의 대 목표를 보여 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문제가 생길 때 마다 혹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은 마음대로 재단되어왔다. 교육 정책에 대해 논점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일탈의 오류를 범해왔다.
이번 개선안만 보더라도 작업에 참여한 당사자들의 백년대계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지나친 점수 경쟁을 완화하고, 부동산가격 안정을 기대하기 위한 것들은 제로섬 게임에 불과하다. 특히 교육이 정치나 여론에 휘둘려 논의 되고 바뀌어 지는 것은 반드시 경계되어야 함에도 특정지역의 사교육비 절감과 부동산 가격 안정을 기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개선되어 진다는 점에 심심한 우려를 표한다.
또한 우리 교육 당국은 입시제도의 변경을 통해 교육을 개선시키려 하고 있으나 이는 앞뒤가 바뀐격이다. 교육의 발전은 교육의 질을 개선해서 입시가 자연히 그 틀에 의해 바뀌어 져야 마땅하고 그 개선의 주체는 교육 수여자인 대학이 되어야 한다. 정부는 교육 방향의 큰 틀을 잡아주고 그 틀을 역행하지 않는다면 각대학의 학생선발권과 교육자율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시민회의는 이번 개선안의 주요 목적과 성과가 교육발전에 효과적으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그러나 백년을 바라보고 세워진 계획에 의한 개선안이 아닌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개선안이 차후 다시 등장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교육 당국의 땜질 처방에 대학이 흔들리고 학생이 혼란스러워하는 개선이 아니라 교육의 질 향상과 다양화 그리고 자율화라는 큰 틀을 지향하는 그래서 납득할 수 있는 개선책을 기대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