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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8월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의장과 법무부장관에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도록 권고함으로서 이에 대한 첨예한 의견대립과 논쟁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가보안법 폐지문제는 국론이 크게 엇갈리는 지극히 미묘한 사안으로 찬반을 두고 대립과 갈등의 소지가 너무나도 큰 사안이다. 1948년 제정된 이래 인권과 사상, 표현의 자유 침해논란등과 관련하여 진보적 인권, 시민단체들은 동법안의 폐지를, 보수 단체들은 남북분단과 대치상황의 특수성을 들어 시기상조라며 폐지를 반대해 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해 3월 국보법을 사회보호법상 보호감호제, 비정규직 문제 등과 함께 ‘3대 인권현안’으로 지정하여 태스크 포스팀을 구성한 후 연구해 왔고, 당초보고서는 훨신 이전에 제출되었으나 민감한 사안임을 감안하여 정책국의 자체검토와 세차례의 전원위를 거치면서 늦어져 23일 전체회의에서 폐지권고안에 최종 결정되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시민회의는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정치권에서 이 법에 대한 개정, 폐지 논의가 막 시작되는 시점에 국가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가 왜 앞장서서 폐지 권고의견을 발표했는지 궁금하다. 혹시 동법을 폐지하려는 집권여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포성은 아닌지? 이와 함께 정치권의 본격적인 협의에 앞서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인권위의 폐지 권유 발표가 있자 정치권, 시민단체, 법조계, 일반시민들의 찬반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또한, 근자에 들어와 남북한이 다양한 채널을 통하여 대화를 하고 있고, 남북교류협력과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 등으로 외견상 화해가 이루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한반도에는 아직까지 남북분단과 군사적 대치상황이 엄연히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북한이 남한을 적이나 원쑤로 규정하고 있는 상태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만 일방적으로 동법을 철폐할 이유가 없다. 또한 이러한 의견을 수구, 보수로 매도하려는 태도도 지양되어야 한다.
아울러 국가보안법이 과거 정권에서 인권을 탄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된 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며, 폐지론자들은 이를 이유로 동법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화가 이만큼 이루어진 상태에서 과거와 같이 악용될 소지는 사라졌으며, 따라서 이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보안법을 형법 등으로 대체하는 것도 법적인 헛점을 가져올 위험도 있다.
이에 시민회의는 동법의 철폐보다는 찬양·고무, 정부참칭, 불고지죄 등 시대에 맞지 않거나, 애매모호한 표현, 악용될 소지가 있는 조항 등을 현실에 맞게 고쳐 당분간은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국가인권위원회가 진정으로 인권을 염려한다면 탈북자, 북한내 인권에 대한 개선 의견도 동시에 밝힘으로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 감각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