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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 신기남의장의 사퇴와 관련하여 -
열린우리당 신기남의장이 선친의 일본군 헌병근무 사실에 대한 은폐 파문과 관련하여 19일 당의장직을 사퇴하였다. 과거사 정리에 대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던 신 의원의 의장직 사퇴로 인해 친일 과거사 청산 문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친일 과거사 청산은 우리가 한번은 거쳐야 할 역사적 과제라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이는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 민족정기를 다시 세워 후세에 귀감으로 삼아 분명한 역사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그동안 시민회의는 친일 과거사 청산문제에 대해 굴절된 역사를 바로 세우자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불편부당하고 순수한 의미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해 왔다. 이와 관련하여 시민회의는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먼저, 과거 친일 인사에 대한 평가가 현재의 후손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초래해선 안 되며, 친일행위를 한 당사자의 잘못으로만 국한시켜야 한다. 과거사 청산이 사실 관계도 모르고, 책임도 물을 수 없는 후세를 연좌제식으로 몰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같은 맥락에서 단순히 선친의 과거 친일 행적만을 놓고 본다면 신의장 개인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아야 한다. 신의원을 의장직 사퇴로 몰고 간 이유는 선친의 일본군 헌병 복무와 당시의 친일행위 보다는 오히려 그 사실을 은폐하고 국민 모두를 기만하려한 위선적 행동과 거짓말이 대한민국 여당의 의장으로서 갖추어야 할 도덕성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친일인사 청산은 한 인물에 대한 매장이나 단죄의 수단, 특히 과거청산이라는 미명하에 특정 인사나 조직, 단체를 염두에 둔 정략적인 목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며 지난 날 과오에 대한 반성과 새 출발이라는 측면으로 접근해야 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과거사 청산함에 있어 일방적인 시각으로 업적이나 과오의 한 측면만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그 인물의 총체적인 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공과 과는 사실관계에 입각하여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공개해서 국민들이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일제강점 하에서 강제 수용된 토지에 대한 구획정리나 재산에 대한 국고환수등 아직 정리되지 않은 문제에 대한 작업들도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특히 친일인사가 과거사에 묻히면서 함께 잊혀져버린 독립유공자들이 있다면 이분들의 명예회복과 보상 문제에 대하여도 국가가 적극 나서야 한다. 오히려 이것이 친일 인사의 행적을 발굴하여 들추어내는 것보다 더 우선되어야 한다.
끝으로 정부나 정치권이 이 문제에만 지나치게 함몰되서는 안된다. 당면하고 있는 경제문제를 포함하여 우리가 헤쳐 나가야 파고가 하나, 둘이 아니다. 과거에 매달려 미래를 대비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