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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1일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를 충남 연기-공주 지역으로 확정하고 본격적인 행정수도이전 작업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하여 야권에서는 국민적인 합의가 없는 수도이전은 원천무효이며 정기국회에서 수도이전에 관한 예산심의를 거부하겠다고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정치권의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시민회의는 그동안 행정수도이전 문제와 관련하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적 공감대 확보이며 이러한 과정이 없이는 행정수도 이전문제가 결코 순탄하게 추진될 수 없음을 누차 강조해 왔다. 따라서 시민회의는 국민의 의견 합의를 뒤로한 채 일방적으로 수도이전후보지를 결정하고 후속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와 여당에 유감을 표명하는 바이다.
정부가 말한 대로 행정수도 이전 사업은 역사적인 사업이고 대규모로 진행되는 국책 사업이다. 정부와 여당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국민의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우리는 그간 대규모 국책사업들이 당해 주민들이나 국민들의 합의 없이 추진되어 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된 사례들을 여러 차례 경험하였다. 그러한 과정에서 시간적, 경제적 비용들은 눈덩이 처럼 불어났고 국론마저 분열되어 엄청난 사회적 비용까지도 지불해야 했다.
행정수도이전에 있어서 국민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행정수도 이전은 수십 년에 걸쳐서 이루어지는 사업이기 때문에 지금 국민적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이 추진된다면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수도이전문제가 도마위에 올라 정쟁이 끊이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수도이전 문제는 결코 서둘러서는 안 된다.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하는 법이다. 대규모 국책사업인 만큼 포괄적인 여론 수렴과 토론을 통해 결국에는 국민적인 합의를 도출한 후 추진되어도 결코 늦지 않다. 지금 가장 시급히 서둘러야 할 정책은 민생문제이다. 이는 여당 지도부에서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던 바이다. 수도이전문제가 민생문제를 뒤로할 만큼 시급한 문제는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시민회의는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일방적인 반대 입장 만을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추진여부 자체를 제대로 된 절차를 거친 후에 결정하자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대다수 국민의 동의를 구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광범위한 국민적합의가 도출된 이후에 수도이전을 계획대로 추진해도 늦지 않는다. 그것이 합리적인 순서이며 절차이다.
정부의 오기와 고집만으로 행정수도이전문제를 풀어갈 수는 없다. 행정수도 이전을 해야만 하는 이유를 국민들에게 설득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정책을 시행해야 할지 폐기해야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국민을 위한 정책이며 국가의 미래를 위하는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