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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원회는 지난 10일 방송심의 규정과 협찬고지 규칙을 위반한 SBS 와 MBC에 각각 ‘시청자에 대한 사과’와 ‘프로그램 관계자 징계’ 명령을 내렸다. 중징계의 대상은 그동안 지나친 간접광고로 논란이 되어온 드라마 두개이다. 점차 노골화, 과도화 해가는 간접광고에 대한 규제강화방침을 적용한 이번 방송위원회의 결정은 환영하지만, 징계의 시점과 이미 프로그램의 대부분을 장악한 노골적인 간접광고로부터 시청자를 보호할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방송위의 징계 사유는 SBS ‘파리의 연인’의 경우 협찬사인 GM대우와 팬택&큐리텔, VOV, PAT, CGV등의 로고와 제품 이름을 연상할 수 있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방송한 사실이며 MBC 황태자의 첫사랑의 징계 사유는 협찬사 클럽메드 소속의 사호로 리조트의 전경 및 위락시설을 화면과 대사로 소개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다른 협찬사인 애니콜을 극중에서 ‘애니전자’로 드러낸 점도 징계 사유에 포함됐다.
방송위의 이 같은 지적은 드라마의 전개와 시청률 상승과정에서 시청자들이 꾸준하게 지적하고 비판해 온 사항이다. 그러나 방송위는 그동안 이 같은 지적에 안일하게 대처해 오다가 드라마가 다 끝나가는 지금 시점에서 중징계 결정을 내린 것은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과 여론에 떠밀려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이런 결정이 과연 원치 않은 간접광고에 시달리며 눈살을 찌푸렸을 시청자들에게 어떤 댓가를 제공했는지 의문이다.
간접광고는 방송에 부여된 공정성과 공공성을 해칠 우려가 크고 방송광고시장을 문란하게 하여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등 그 부작용이 크다. 더 큰 문제는 간접광고의 특성상 시청자가 선별하여 합리적인 시청여부를 선택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간접광고는 자본주의 드라마, 상업영화의 본질적인 존재방식이며 시대의 흐름에 맞는 가장 효과적인 광고방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그 정도가 도를 넘어 프로그램의 소품정도가 아닌 주된 흐름까지 끌고 가는 프로그램의 축으로 등장하고 있어 그 문제가 심각하다. 이에 방송위는 공중파인 방송의 특성을 감안해 좀 더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제재 수단을 마련하여 시청자들을 무분별한 간접광고로부터 보호하고, 제작자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제작에 임해 프로그램이 제품 홍보의 장으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란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