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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엽제 제조회사는 한국 고엽제 피해자들의 외침을 묵과해서는 안된다.
23일 법원 (서울지법 민사13부, 재판장 김희태)은 베트남 戰 참전 뒤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미국의 고엽제 제조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결국 고엽제 살포와 질병간의 인과관계 입증책임은 피해자들에게 돌아가게 되었다.
1. 미국의 고엽제 제조회사인 다우케미컬과 몬산토사를 상대로 각각 낸 5조원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패소로 인하여 175억원의 인지대 납부가 1만7천명의 원고들에게 큰 부담으로 남게 되었다. 정부는 본 사건을 단순한 민사사건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재판부가 판결한 고엽제 살포와 질병간의 인과관계 입증은 정부가 반드시 해야만 한다. 정부는 법원의 판결대로 입증책임이 피해자들에게 있다고 하여 그 근본책임을 회피해서는 안된다. 원고들이 입은 피해책임은 본질적으로 수 많은 청춘을 죽음의 전장으로 가게 한 국가에 있기 때문이다.
2. 이번 고엽제 피해자들이 취한 법률행위에 있어서 재판준비 과정이 미흡했으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법론에 있어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에서는 이미 지난 1978년 베트남 참전 군인들이 고엽제 제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자 재판 개시 직전 제조회사가 원고쪽과 2억4천만 달러에 합의했다. 그들은 재판에서 패소했지만 고엽제 제조회사와의 협상에서 그 도의적 책임을 물음으로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일차적으로 한국의 고엽제 피해자들이 미국 고엽제 제조회사로부터 정신적, 육체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각각 분산되어 있는 고엽제 단체들이 대표성 있는 연대단체를 조직하여 미국 제조회사와 효과적으로 협상할 수 있는 전략능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
3. 시민회의는 고엽제 피해자들이 앓고 있는 신체마비, 각종 암, 결핵 및 호흡계 질환, 피부병, 손발부패, 기형아 분만, 정신질환 등의 질병과 고엽제 살포와의 인과관계를 정부가 객관적인 역학조사를 통하여 입증하기를 요구하는 바이다. 또한 고엽제 피해자들이 국제 소송을 함에 있어서 그 충분한 법률적 지원을 취해야만 할 것이다. 아울러 기존 고엽제 관련 단체들이 산발적인 행동을 취하기 보다는 미국 고엽제 제조회사와 협상함에 있어서 대표성을 가지고 효과적으로 협상할 수 있는 방법론을 모색하기를 바란다.
2002. 5. 25.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