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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우리당 주도로‘일제 강점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대한 특별법 개정안’이 여야의원 171명이 서명하여 14일 국회에 상정되었다. 열린우리당은 역사바로세우기 차원에서 마련한 이 법안을 정기국회에서 통과 시킨다는 방침이지만 한나라당은 야당 및 비판언론탄압을 위한 정치적 의도가 있는 법안이라며 강력히 반발하는 등 법안심의 과정에서 정치권의 극심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 개정안에서 논란의 핵심은 조사대상과 친일행위에 대한 정의확대를 통해 박정희 前대통령과 특정신문을 겨냥하는 정치적 의도가 내재되어 있는지 여부이다. 또한 조사기간을 5년으로 연장하고 동행명령장의 발부등 위원회의 권한이 대폭 확대된 반면 위원에 대한 국회 추천권배제로 특정한 시각과 역사관을 가진 인사들로 위원회가 구성될 경우 조사의 객관성과 타당성이 훼손될 우려가 높고, 신문, 방송, 출판물 등을 통한 사전공표 금지조항 삭제로 친일행위가 확정되기도 전에 언론을 통한 여론재판의 피해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반면에 친일행각에 대한 시비여부를 줄이고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과반수에서 2/3로 강화하고, 최종 의결에 앞서 학계와 법조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심사위원회의 심의단계를 신설했다. 또한 친일행적이 있더라도 반일공적이 뚜렷한 사람은 위원회의 전원의결로 구제키로 했다.
친일과 관련한 진실을 밝히고 역사를 바로 세우자는데 대해 반대할 명분과 이유는 없다. 그러나 친일 반민족민족행위에 대한 진상은 밝히되 이것이 우리 사회에 또 다른 분열과 대립,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드는 부작용을 발생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우선 지적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오랜 시간이 흘러 친일규명이 쉽지 않으며, 민생이나 경제회복 등 화급한 각종현안이 산적한 지금 굳이 조사범위를 확대해 이 문제로 논란을 벌려야 할 시기인가? 또 친일 규명이라는 명분하에 혹시 정치적인 의도가 내재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등 이의가 제기될 수 있으며, 생계를 위해, 혹은 일제강압에 의해 마지못해 친일행동을 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친일 진상규명의 목적은 보복적이거나 한풀이식으로 定罪를 하기 위함이 아니라 과거의 어두운 역사를 정리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 아울러 언론에 의한 여론몰이식 재판이 되거나, 이미 사망한 故人의 경우 자신의 행위에 대한 반론의 여지가 없이 일방적으로 매도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며 그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우리는 위원회가 균형적인 시각을 가진 인사들로 구성되어 공정한 심의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기본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