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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향 장기수를 민주투사로 인정한 의문사위의 결정과 관련하여 -
제2기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한 비전향 장기수들에게 사상전향을 강제하는 과정에서 고문 등으로 인해 사망한데 대해 이들의 행동이 ‘민주화 운동의 일환이었다’고 인정하여 논란이 일고 있다. 2기 의문사위는 ‘권위주의적인 통치에 항거해 이를 거부하는 단식투쟁을 벌였던 행위는 의문사법이 규정하는 민주화 운동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에 따르면 의문사는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로 인한 죽음'을 가리키며 여기서 말하는 민주화 운동이란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해 민주헌정질서 확립에 기여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회복, 신장시킨 활동'으로 규정된다. 그러나 비전향 장기수들이 전향제도에 저항했던 이유는 민주헌정질서의 확립을 위한 항거가 아니라 공산주의 사상을 수호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의 행동은 민주화 운동의 범주에 당연히 포함될 수 없다.
대통령 직속기관인 2기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국가기관이 자유민주체제를 부정하던 사람들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한 셈으로 국민들에게 민주주의라는 헌법 체제 인식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고, 진정한 민주화 운동이 무엇인지에 대한 판단조차 흐릴 수 있는 위험한 결정이라 할 것이다.
당시의 비전향장기수들에 대한 가혹행위는 인권보호의 차원에서도 지탄받아 마땅하며 지금이라도 사실을 규명해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다. 하지만 비전향 장기수들에 대한 가혹행위는 인권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이지 민주화와 연관지어 해석할 문제는 아니다. 보상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의문사위가 아닌 별도의 기관을 만들어 처리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의문사위는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반독재 투쟁을 한 사람들에 대한 활동을 인정하는 기관이지, 자유민주주의 체제 자체를 부정한 인사들에 대한 활동은 의문사위의 역할 범주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시민회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 자체를 부정한 사회주의자들이 민주화운동을 했다고 인정한 의문사위의 이번 결정이 헌법에 보장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바이다. 의문사위는 본연의 역할을 다시 한번 재인식하여 혼란을 가져 올 이 같은 결정을 다시 반복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참여정부는 국가의 존립 근거마저 부정한 의문사위의 이번 결정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개인의 양심의 자유는 엄연히 보장되어야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자유민주주의 제도 틀 안에서만 정당화 될 수 있음을 시민회의는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바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