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 활동 > 논평·성명
노무현 대통령은 이해찬 국무총리후보의 임명동의가 통과되자 마자 통일·보건복지·문화관광 등 3개부처의 개각을 단행하였다. 김선일씨 사건으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는 이때 외교라인의 총체적인 문제는 뒤로 미룬채, 해당부처와는 별다른 관련성도 없는 정치실세들에게 장관자리를 나누어주는 논공행상을 위한 개각을 서두르는 것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정부부처의 무능과 무책임이 국내외적으로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이번 김선일씨 사건으로 온 국민이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나 김근태 의원이 통일부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적합하다고 할 수 있는가. 현재 통일부와 보건복지부에는 남북문제, 국민연금 등 각종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된 난제들이 가득하다. 이러한 자리에 정치적 인사가 임명되어 대권을 의식한 정치적 계산으로 인기영합적 정책을 수행한다면 또 다른 국가적 혼란이 야기될 것이다.
국회는 개원하자마자 한달이나 공전하다 겨우 원 구성에 합의한 날 고작 한 일이 제식구 감싸기나 하였고, 정부는 제대로 된 외교라인도 없이 허둥지둥 하다 국민의 목숨을 참수당하게 해놓고도 그 일로 어수선한 틈을 타 ‘자리만들기용’ 인사만 서둘렀다. 개혁과 새정치를 내세웠던 자칭 진보세력인 노무현정부와 17대 국회가 과거 정부·국회와 무엇이 다른 것인가.
특히 이번 개각은 시기적으로도 적절하지 않다. 김씨 사건으로 국민들은 물론 정부도 장관직이 대권연습이나 하는 자리가 아니란 것을 절감하였을 것이다. 지금은 국가적 비극을 초래한 외교라인의 틀을 새로이 짜는 것이 급선무이며, 나머지 개각이 필요한 부처에도 경쟁력과 책임감을 갖춘 실력 있는 인사들로 구성하여야 할 것이다.
혼신을 다해 장관직을 수행한 경험이 추후 더 높은 직위에 갔을 때 밑거름이 될 수는 있겠지만, 대권을 위한 훈련과정이나 징검다리로 장관경험과 경력이 필요로 한 것이라면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취임전 “각 부처 장관들은 2년 이상 임기를 같이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참여정부 16개월간 16명이 바뀌었다. 이제 노무현 대통령은 근시안적이고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을 그만두고 후보자시절 공약들을 다시 한번 되새기기를 바란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