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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정부는 지난 6일 한미간의 주한미군 감축협상에서 오는 2005년 연말 까지 이라크에 차출되어 있는 3600여명의 병력을 포함하여 12500명의 주한미군을 감축하겠다고 우리정부에 공식 입장을 전달하였다. 이는 주한미군 전체 병력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로 감축이 진행될 경우 한반도의 전력공백이 상당히 클 것으로 판단된다.
주한미군감축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는, 한국의 국력이 신장되어 군비 조달 능력이나 전투 수행능력 등이 과거에 비해 상당정도 수준 제고됨으로써 자주국방의 틀이 어느 정도 마련되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물론 자주국방의 틀이 어느 정도 마련되었더라도 감군이후의 세부적인 전략구성이나 미국과의 협력적 자주국방이 달성되지 않는다면 주한미군 감축이 전력공백이나 한반도의 평화유지에 상당한 불안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주한미군의 감축을 여중생 장갑차 압사사고로 촉발된 촛불시위와 이로 인한 반미감정의 고조, 이라크 파병 지연 등으로 인한 한미동맹관계 약화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주한 미군 감축이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면 한반도 평화유지에 대한 불안감 고조는 물론 앞으로의 한미관계에 대해서 총체적인 문제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 오게 될 지도 모른다.
현재 한국의 총체적인 통상환경과 경제상황은 미국에 의해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의 대한국 직접투자나 포트폴리오 투자, 기술이전 및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등은 한국의 경제상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따라서 여러 가지 관점에서 볼때 한미간 경제 및 통상분야의 협력은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인것이다. 따라서 주한미군 감축이 한미동맹 관계의 약화에서 비롯된 결과라면 이는 비단 전력공백이나 한반도 평화 문제 뿐만 아니라 차후에 대미 통상 및 경제협력에도 불협화음을 초래할 수 있는 움직임으로 판단된다.
설사 주한 미군 감축이 한미 동맹관계의 약화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감축과정에서 충분히 동맹의 약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농후하고 이는 경제 통상환경 악화에도 영향을 크게 미칠 것이다. 이는 미국의 대한(對韓) 투자 감축 또는 투자자금의 회수, 대외 통상압력 강화, 수출 경쟁력 약화 등 경제 및 통상환경에 상당한 충격을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시민회의는 주한미군의 감축이 기정 사실화 된 이상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 감축이 한미동맹의 균열로 이어지지 않도록 외교력을 집중시키는 동시에 국민들에게 주한미군의 감축배경이나 의미를 정확하게 인식시켜 경제 협력 및 대미 통상 분야에서 불협화음이 나타나지 않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임을 강조한다. 아울러, 한국정부는 향후 미국과의 지속적인 협상을 통하여 이번 주한미군 규모 재조정이 한미동맹의 약화가 아니라 오히려 한미동맹이 새로운 틀안에서 보다 강화하는 전략적인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바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