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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용천 철도폭발사고와 관련하여 -
북한은 24일 평안북도 용천역에서 지난 22일(목) 12시 10분 대규모 열차 폭발사고로 154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했으며, 1,300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하고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했다. 사고현장을 답사한 UN주도의 국제조사단은 1차 보고서에서 “도심 가옥의 40%에 해당하는 1,850가구가 파괴돼 8,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이들을 구호할 이재민 수용시설과 병원·학교·공공시설 복구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24일 밝혔다.
이리(현 익산) 폭발사고로 커다란 희생을 치룬 쓰라린 경험이 있는 우리는 체제나 이념의 장벽을 넘어서 이번에 북한 용천에서 발생한 엄청난 사고 소식에 접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특히 사망자 가운데 절반인 76명은 인근 용천소학교의 학생 등 어린이들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시설이 열악한 상황에서 부상자들이 제때에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염려된다.
따라서 지금 당장 급한 것은 수많은 부상자들의 치료와 이재민 구호 그리고 피해 복구 작업이다. 신속하게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인도주의적 정신에서 정치적 의도를 배제하고 체제나 이념 차이, 절차상의 장벽도 뛰어 넘을 수 있는 빠르고 효율적인 구호 방법을 찾고 지원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북한도 용천 참사내용을 이례적으로 신속히 외부에 공개하고 국제 사회의 지원을 호소하는 등 이전과는 달리 재난을 숨기지 않으려는 듯 하다.
이번 용천참사를 계기로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 결코 인색하지 않다는 점이 잘 드러났다. 한국정부와 민간단체, 언론, 정당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용천 동포들을 돕기 위해 나서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각종 국제기구를 비롯하여 북한의 동맹국은 물론 미국, 영국, 독일 등 세계 각국이 지원의사를 나타내고 있고, 일부 구호품은 벌써 북한에 도착하기 시작했다.
한편 북한은 남한으로부터 육로를 이용한 긴급구호물자 수송보다 해로를 희망하면서 남북간 긴급구호회담을 27일 개성에서 개최하자고 제의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가장 빠른 통로를 이용하여 의약품과 구호물자가 용천 동포들에게 전달되는 것인 바, 이에 대한 방안이 시급히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남북이 이번 사태를 같이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진정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상대의 아픔을 달래며 위로하는 따뜻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면 용천 폭발사고는 안타깝기는 하지만 전화위복의 새로운 계기가 되어 남북간에 관계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