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 활동 > 논평·성명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교육혁신위원회가 ‘국립대 공동학위제’와 ‘무시험 대입전형’을 검토,추진 중에 있어 뜨거운 논란이 예상된다. 이 초안은 오는 8월까지 각 분야의 의견을 수렴해 본회의와 외부 의견검토 등의 절차를 거쳐 대통령에게 최종 보고 될 예정이다. 아직 넘어야 할 단계가 많아 그 실현이 미지수이지만, 국제경쟁 시대인 요즘 이 같은 파격적 방안이 대통령 자문기구에서 계획된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립대 공동학위제는 국립대 재학생들이 국립대 내 원하는 대학에서 학점을 이수하고 졸업장에 학점 이수한 국립대 총장 이름이 병기됨으로써 국립대간 구별이 무의미해져 사실상 서울대 폐지에 준하는 결과가 예상된다. 이번 방안은 학벌주의의 틀을 깨고 지역간 사회적 격차해소라는 명분 아래에 계획되었으나 학벌주의를 깨기는커녕 벼룩을 잡으려다 초가산간을 다 태우는 꼴이나 되지 않을지 심히 우려된다. 왜냐하면 이번 안은 학벌과 학교 간 교육의 질에 대한 개념조차 구분하지 못한 채 학벌폐지라는 명분만을 들어 고등교육에까지 평준화를 확대시키겠다는 시도로 보여 평준화 폐지론까지 등장하고 있는 이 시점에는 적절치 않은 방안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학간 경쟁 활성화를 통해 교육이 국제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시기인 지금 대학교육을 평준화시키겠다는 발상은 어처구니 없다.
무시험 대입전형이라는 발상은 대학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대학교육을 대중교육의 한 과정으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 자본주의하에서 학교 간 경쟁은 필수적인데 학교의 경쟁력인 학생들의 질을 판단할 수 있는 모든 평가를 금지한다면 학교는 무슨 잣대를 가지고 학생들의 지적수준을 평가해 선발할 것인지, 이는 교육혁신위원회가 완전히 지식교육을 부정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을 정도다. 또한 교육혁신위원회의 주장처럼 서열만 없으면 무너진 공교육이 정상화되고 진정한 교육이 학교내에서 실현 될 것인가? 이는 이상적인 상상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의문마저 든다.
또한 국립대 공동학위제, 무시험 대입전형의 의도나 파장효과에 대한 우려를 차치하고서라도 제도 도입시 대학 내 전공조정과 학점 교류는 어떻게 할 것이며 어느 선까지 진행할 것인지, 무시험 시 선발방식과 방향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등 교육혁신위원회내에서조차도 아직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벌주의의 타파를 위해 이 같은 대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혹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한 술수는 아닌지, 또는 논란만 증폭시키고 끝나는 쇼에 불과하지는 않을지 심히 우려된다.
교육은 백년지 대계라는 말이 있다. 교육정책은 국가의 근간인 인재를 양성하는 중요한 부분인 만큼 충분한 조사와 신중한 결정이 따라야 한다.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교육혁신위원회는 그 영향력이 큰 만큼 교육문제에 있어 검증되지 않은 정책방안을 놓고 더 이상 논란거리를 만들지 말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인재를 양성해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건전한 경쟁마인드를 가지고 교육정책의 방향과 대안을 모색하는데 전력해야 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