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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이후 탄핵과 관련한 찬·반 집회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은 22일, 탄핵 찬·반 집회에 대하여“그동안 찬·반 의사표시는 어느 정도 이뤄졌고, 이제 찬·반 집회는 국가적인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관점에서 자제돼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며 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시민단체 대표자들을 만나 자제를 요청하였다.
그러나 탄핵 반대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한 시민단체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 질 때까지 집회를 계속할 것이며, 주말에는 도심부 대규모 집회도 계속해서 계획 중이라고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시민회의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탄핵정국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입장을 밝혀 온 시민회의는 고건 대통령 권한 대행의 이같은 언급이 매우 시의에 적절하며,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한다. 탄핵이후 연일 개최되고 있는 집회가 집회주최 측의 주장대로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평화적 집회라고 하더라도 정치, 사회적 안정 보다는 혼란한 모습을 국내외에 보여주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으며, 이는 당면한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연일 계속된 찬·반 집회를 통해 이제는 양측이 주장하는 바가 충분히 알려졌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이제 탄핵 관련 집회는 자제되어야 한다. 특히 일부에서 탄핵철회가 이루어질 때 까지 집회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대통령 탄핵문제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라는 것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이라고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집회들을 일단 불법집회로 규정하면서도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평화적인 집회를 막을 수 없다는 2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법에 문제가 있다면 이를 고치는 것이 正道이며, 그 때 까지는 현행법에 따라 법을 엄격하게 집행하는 것이 법치주의의 기본이다. 그러나 이번 집회에 대해 정부는 법치주의의 원칙을 스스로 훼손하면서 법집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이와 함께 탄핵관련 집회를 문화행사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도 한 때 논란이 있었으나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적 사안과 관련된 집회가 문화행사라는 이야기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여야가 집회참가자 동원여부를 두고 정치적 시비를 벌이고 있는 것은 이를 잘 반증하고 있으며, 이번 집회가 계속될 경우 총선을 얼마 남겨두고 또 다른 정쟁을 불러올 수도 있다.
다행히 대통령 탄핵으로 당초 우려됐던 국정공백이나 경제적 불안이 크게 나타나고 있지 않다.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정을 무난하게 운영해 나간다는 평을 듣고 있으며, 주가, 환율, 외평채 금리 등 경제지표들도 탄핵충격에서 벗어나 안정세로 돌아섰다. 국민 모두는 다가올 제17대 총선이 공명선거와 정책선거가 이루어져 정치개혁과 선거문화 혁신의 원년이 되기를 염원하고 있다. 이제 대통령 탄핵문제를 두고 친노/반노, 반탄/찬탄으로 국론이 양극화되어 탄핵관련 집회가 지속되면서 대립과 갈등 형국이 지속된다면 종국에는 정말로 걷잡을 수 없는 국가적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때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