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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된 사면위원회의 설치를 제안하며 -
국회는 지난 3월 2일 열린 본회의에서 대통령이 특별사면 또는 일반사면시 감형, 복권을 행할 경우 대상자의 명단, 죄명, 형기 등을 1주일전 국회에 통보해 의견을 듣도록 하는 사면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정부에 이송하였었고, 이에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은 23일 그동안 논란이 되어 왔던 사면권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기로 최종 결정하고 국회에 재의를 요구하였다.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은 누차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사안인 만큼 그 행사에 있어 일정한 제한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 견제 방법을 택함에 있어 사면권 행사시의 요건이나 절차를 보다 투명하게하는 방법이 아니라, 굳이 정쟁의 소지를 안고 있는 국회의 사전의견청취를 맡기는 방법을 택한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이는 삼권분립의 취지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는 이유를 들지 않더라도, 지금까지 국회가 보여준 행태를 미루어 볼 때, 이번 개정안으로는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을 제어하기보다는 그것을 이용하여 정부나 여당과 정략적 거래에 악용될 소지가 다분히 있다. 따라서, 대통령의 임의적 사면권 남발 제한이라는 취지를 살리면서 국민의 공감을 얻고 헌법에 합치하는 대안적 견제수단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헌법에서 부여한 대통령의 사면권을 존중하면서도 그 행사가 법치주의 정신에 어긋나지 않고 사법권의 유린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보아 특별사면을 할 수 있는 대상과 범위를 제한하고 특별사면이 적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할 독립된 기관인 사면위원회(가칭)의 설치를 제안하는 바이다.
이를 통하여 지금까지 대통령의 사면권이 은밀하게 행해지고 특정 인사들만 사면되는 불합리한 관행과 밀실결정의 문제점을 극복함으로써, 사면권제도의 본질을 되살리고,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여야 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