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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거래법, 외부감사법등 관련 실체법의 보완도 필요 -
증권에 관한 집단소송법에 관한 법률안이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곧 있을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경우 자산 2조원 이상기업은 2005년 1월부터, 2조원 미만 기업은 2007년 1월 1일부터 각각 시행되며, 우리나라도 2005년 1월부터는 세계에서 몇 번째 안되는 증권집단소송법을 시행하는 국가가 될 전망이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50인 이상의 주주가 전체 주식의 0.01% 이상 보유했을 때 소송이 가능토록 했고, 원고의 최소 소송가능 주식액을 1억원 이상으로 한 조항은 삭제되었다. 그러나 원고의 담보제공 의무가 반영되지 않아 기업이 송사에 휘말릴 가능성은 여전히 남게 되었다.
상법은 집단소송보다 파급영향이 훨씬 적은 대표소송 제기자(원고)에게도 피고기업이 요청할 경우 법원이 담보제공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한 점에서 볼 때 담보제공이 대표소송에서 제외된 것은 소송이 유발될 소지를 열어 놓았다고 할 것이며, 미국이 증권집단소송제도를 운영하면서도 수시로 남소방지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이유를 잘 살펴봐야 한다.
그동안 증권집단소송법의 도입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특히 확실한 남소방지책의 강구가 필요함을 강조해 온 시민회의는 이번에 통과된 법안에서 담보제공이 제외된데 대해 우려와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
아울러 미비한 법제는 법을 운영할 때는 물론 법을 시행하기 이전이라도 정비해야 한다. 증권집단소송법의 실체법인 증권거래법과 주식회사 외부감사법은 이해당사자의 소송보다는 금융감독위원회의 감독으로 문제를 시정하는 체제이다.
따라서 증권집단소송법을 시행하기 전에 이들 실체법의 입증책임 문제, 손해배상액 산정문제, 분식회계의 개념문제 등을 보완하여야 할 것이다. 절차법보다 더 중요한 내용들이 이들 실체법에 담겨져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지 않으면 기업들이 불의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끝으로 법을 제정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법을 잘 운영하는 것이다. 도입이 확실시되는 증권집단소송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어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여 증권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 기업, 소수주주 등 모든 관련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노력이 요망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