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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근무제의 시행을 위한 노ㆍ사ㆍ정 합의가 25일 결렬됐다.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 5단체 들 간에도 이견이 분분하고 노동계 역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입장차이와 금융노련, 공공노조 와 상급노조간의 입장 차가 나타나며 협상대표부를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1. 이런 내외적 갈등이 나타나는 현상은 각자가 집단이기주의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라기 보다 노?사?정 합의와 같은 방식으로는 각 산업 내지 각 사업장내의 사정을 고려하지 못하게 되는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이 참에 일률적으로 주5일 근무제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시행하려 하기보다 각 사업장의 사정이 적절히 반영될 수 있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2. 각 사업장의 노ㆍ사가 그 사업장에서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할 수 있는지 없는지 가장 잘 아는 당사자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각 사업장마다 업태마다 주5일 근무제가 노ㆍ사 양측에 도움이 되는 곳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런 저간의 사정을 고려하지 못하는 정부 주도형 합의는 도입에도 문제가 있지만 도입 후에도 계속되는 문제점을 필연적으로 노출하게 된다.
3. 어떤 사업장이 주5일을 근무할 것인가 아니면 그 이상을 근무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실상 그 사업장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업장에서 생산되는 재화나 용역이 구매되는 형태에 의해 결정된다. 현재의 생산자 중심의 논의는 그들의 합의가 합의점을 찾아 시행된다 하더라도 실효성을 상실하게 되어 있다.
4. 사회적 합의라는 이름의 합의는 언제나 합의라기 보다는 정치적 타협의 산물일 뿐이며 정치적 타협과 상관없이 움직이는 외생변수를 포함하지 못하게 하는 맹점이 있다. 공공부문부터 시범적으로 실시하겠다는 정부안은 공공부문의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민간부문의 요구를 외면하는 처사이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독점체제로 인해 수요자의 요구를 무시할 수 있는 구조에 기인한 것이며 공공부문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해 봤더니 다른 부문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5.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주5일 근무제 도입과 관련한 노ㆍ사ㆍ정 합의가 자칫 노ㆍ사간의 대립양상으로 비화되거나 정부의 성과주의에 사로잡혀 시행할 것인가 말것인가의 문제로 비춰지는 데 우려를 표명하는 바이다. 현재까지의 논의과정에서 노ㆍ사ㆍ정 각 영역에서 제기된 주장들이 서로 수렴되어 조화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급작스럽고 비합리적인 주5일 근무 체제는 철회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마다의 특수성을 배제한 채 모든 기업들의 속성을 일반화 시켜 시행하고자 하는 정부의 성급한 주 5일 근무 계획이 재고되길 촉구하는 바이다.
2002. 5. 2.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