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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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의 요양권, 집시사후평가제 도입, 집시장소 무제한 사용규제 등 -
최근에 들어와 다시 격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집회 및 시위’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 법사위는 지난 12월 11일 ‘입법 불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집시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는 집시법 개정안이 위헌의 소지가 많다고 주장하면서 법사위 의원들의 헌법관을 문제 삼는가 하면 불복종운동, 헌법소송 등 입법저지활동을 추진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간접민주주의제 하에서 국민들이 자신들의 정치·사회적 소신을 표현하는 방법으로서는 직접 공무담임권을 실행하거나 선거나 투표 또는 언론출판 및 집회시위를 통하는 방법이 가장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표현의 자유도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는 경우에는 제한을 받는 것이 오히려 헌법 정신에 부합한다. 따라서 개정안에 대해 ‘신경찰주의국가로 가는 입법기제, 통제국가로 가기 위한 ‘공권력의 음모’라는 주장에대해서는 공감할 수 없다.
특정 집시장소를 어떤 특정인이나 기관이 장기 독점하거나 사전 선점하는 남용행위를 막아서 다른 이들의 집시 자유를 보장하려는 법안이 집시 자유를 억압한다고 할 수 없다. 이번 개정안의 기본방향은 그동안 집시법의 허점을 이용하여 집시를 독점하다시피 실행해온 몇몇 단체들에게 불만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다수 국민들의 집시권 보장이라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올바르다고 할 것이다.
헌법정신은 특정인의 집시권 이외에도 만인의 집시권, 쾌활한 주거를 보장하는 주거청정권, 학습교육권 등 보편적인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개정안은 집시 신고기간의 始期와 終期를 정하여 시위장소의 사전 독점행위를 예방하고, 학생들과 교사들의 학습권과 교육권을 보호하기 위해 학교 주변지역에서의 집시개최제한과 소음 규제를 도입한 것으로 이해된다. 또한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으므로 폭력시위의 경우 집시 잔여기간을 제한하고, 국가경제의 물류동맥을 끊고 타인의 이동교통권을 방해하는 주요도로 불법점거행위를 규제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개정안에 대한 시비는 다른 측면에서 제기될 가능성이 있는 바, 예컨데 병원에서 요양하고 있는 환자들의 요양권을 보장해 주지 못하였다. 또한 기자회견이나 추모집회 등을 빙자하여 신고의무를 회피하는 ‘사실상의 집시행위’를 사후에 공정하게 평가하여 집시권 남용행위를 적절하게 제어할 수 있는 ‘집시 사후평가제’도 포함되지 않았고, 집시장소를 무제한으로 사용함으로서 발생하는 폐해를 적절히 조율할 근거도 마련되지 못하는 등 부족한 점이 많다.
또한 집시금지장소(학교 등)의 예외규정에 대해 면밀한 검토 부족으로 학교재단의 비리 등을 이유로 개최되는 집시행위 조차도 학교부근이라는 이유로 집시신고가 원천적으로 금지될 수 있다. 아울러 집시개최자나 경찰당국이 인식을 전환하여 과격한 집시행위를 예방할 수만 있다면 집시장소가 외교관저, 학교 및 정부기관 부근이라는 점에 상관없이 허용되어야 한다. 최근 외교관저에 대한 시위 거리제한이 위헌으로 판결된 것은 집시행위와 관계있는 당사자들의 맨투맨방식(당사자해결주의) 해결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시민회의는 평화적인 집시문화의 정착을 위해서 集示者와 타인의 권리가 적절히 조화되는 내용으로 ‘집시법 개정 입법청원’을 지난 11월 11일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현재 행자위 계류중). 아울러 물리적이고 과격한 집시문화를 지양하고, 평화적인 의사표현이 될 수 있는 代案의 집시유형(예컨대 無人시위)을 적극 개발하여 실시할 계획이다. 20,000불 시대를 지향하는 현시점에서 우리의 집시문화도 국민의 참여와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한 단계 진일보해야 하는 시점에 처해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