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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에 기반 한 정부의 적극적 외교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갈수록 증가하는 탈북자 문제로 인하여 인권 단체들의 각종 요구 및 항의가 물밀듯이 쇄도하고 있다. 29일에는 탈북자 3명이 중국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으로 뛰어들려다 중국 무장 경찰들에게 체포됐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그 동안 서방 외교공관에 진입한 지난 사건들과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중국이 어떠한 방식으로 대처하는 가에 따라 그 평가는 달라질 것이다.
중국 주재 각국 대사관으로 진입하는 탈북자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향후에도 계속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이를 대처하기 위한 보다 현실적인 대처방안이 시급하다. 그 동안 중국 당국자에 의해 제 3국을 통해 한국으로 입국한 탈북자들의 숫자는 북한으로 강제소환 된 숫자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즉, 대부분 탈북자들은 북한으로 강제 소환되고 있다고 간주해도 될 것이다.
탈북자 사건을 올바르게 대처하기 위한 접근 방향은 그 행동주체에 따라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 분석할 수 있다. 첫째는 탈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정부의 대외 정책이다. 특히, 탈북자와 관련된 북한, 중국, 한국의 삼각 관계이다. 한국은 같은 민족인 북한은 물론 경제적으로 깊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중국과도 우호관계를 유지해야만 하는 처지에 있다. 하지만 한국이 이러한 관점에서 북한과 중국의 눈치만 보는 외교적 저자세를 계속 취한다면 오히려 중국과 북한은 탈북자에 관한 한국정부의 입장을 무시할 개연성이 클 것이다. 탈북자와 관련한 한국의 외교가 단순히 국가간의 정치, 경제적 실리를 추구하는 차원이 아니라 보편적인 인권 차원이기 때문에 한국정부는 얼마든지 과감한 외교정책을 구사할 당위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통일부는 북한이탈주민을 지원하는 정책으로서 상설기구를 두고 있지만 이는 한국으로 입국한 탈북자들을 정착시키는 사후대책에 불과하다. 중국 현지에서 적극적으로 탈북자들을 수용 또는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베이징 주재 외교 공관들과의 긴밀한 공조체제 구축을 통하여 마련해야만 할 것이다.
둘째는 중국의 인권정책 개선 노력이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탈북자를 바라보는 시각을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 탈북자들은 단순히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어온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중국은 명확하게 인식해야만 한다. 탈북자를 바라보는 본질은 그들이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찾고자 하는 본연적 자유의지에 바탕 하여 목숨을 걸고 탈북했다는 사실에 있다. 이러한 탈북자들을 법적 차원 또는 북한과의 정치적 고려 때문에 강제 소환한다면 중국은 기본적 인권을 안이한 태도로 방관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중국 당국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보호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면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반드시 외면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셋째는 탈북자들의 인권보호를 위한 국내 및 해외 NGO들의 활발한 활동이다. 탈북자 문제를 처리하는 데에 있어서 정부차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일반 민간단체 및 각 NGO들의 역할비중도 매우 중요하다. 정부역할의 한계를 일반 구호단체 등이 메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탈북자들을 지원, 보조하는 단체들의 수나 그 경제적 역량은 극히 미비하다. 이러한 단체들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기업들의 보조활동이나 일반 시민들의 상설적 모금체제 구비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요컨대, 탈북자 문제를 바라보는 기본적 시각은 관련 국가들이 탈북자들을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반드시 인도주의 원칙에 의하여 대처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북한의 이탈주민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억압 받는 사람들의 천부적 기본권을 보호하고 보장해 주어야 하는 것은 정치체제를 초월하여 모든 국가들이 해야 할 본연적 의무이다.
2002. 4. 30.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