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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발표와 관련하여-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늘 참여정부 공정거래정책의 청사진이 될“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을 발표하였다. 공정위는 각계의 의견수렴과 산업·금융 T/F 결과를 종합하여 12월에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지만, 이번 잠정(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오늘 발표된 로드맵은 큰 의미를 갖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로드맵에서 시장개혁의 목표를 투명하고 공정한 경제시스템의 구축에 두고, 기본방향을 정부의 직접규율보다 시장 자율감시 중시, 기업의 내·외부 자율감시체제가 확립되도록 인센티브 부여와 여건조성, 시장자율감시기능의 개선정도에 맞추어 정부 직접규율 완화·축소에 두었다. 공정위가‘87년부터 출자총액규제와 채무보증금지 등을 통해 대기업의 영위업종, 투자규모와 시기, 자금조달 방식 등 기업의 활동을 직접 규제함으로서 지적을 받아온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정책방향은 바람직하다.
또한 출자총액규제의 졸업기준이 확대되고 예외가 보완되어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는 완화되었다. 부당내부거래의 조사방식에 있어서도 대규모 직권조사는 가급적 지양하고 혐의가 있는 기업으로 한정한 것이나, 카르텔 차단, 경쟁제한적 기업결합 심사강화, 규제혁파 등 공정위 본연의 업무를 중시한 것도 적절하다.
그러나 출자총액규제를 소유와 지배의 괴리도나 지배구조와 같은 기업의 감시시스템에 연계시키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소유-지배괴리도가 큰 기업이라고 해서 반드시 지배구조가 나쁘고 회사재산의 사외유출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영미식 지배구조를 기준으로 국내기업들의 지배구조를 평가하면 기업의 내·외부 감시시스템은 언제나 미흡하다는 결과가 나올 것이며, 출자총액규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기업의 타회사 출자문제는 한도를 정하여 규제하기 보다는 시장개혁의 기본방향에서 제시된 것처럼 시장감시기능에 맡기는 것이 효과적이다. 출자 중에는 문제를 일으킨 것도 있었지만, 한국이 자랑할 수 있는 세계적인 기업도 출자를 통하여 육성되었기 때문이다.
계열사별 출자내용과 소유-지배괴리도가 공시된다면 기업은 투자가나 금융회사들에 의해 평가를 받게 된다. 요즈음 금융시장이 완전개방되고 시장규율이 확립되면서 정부의 제재보다 시장감시를 더 두려워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유-지배괴리도나 지배구조 문제로 인해 주식이 저평가되고 자금조달이 어려운 기업은 괴리도를 낮추고, 지배구조를 개선할 것이다.
자유시장경제의 실현을 추구하는 시민회의는 이번 로드맵에서 제시된 내용 중 미비한 사항에 대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보완할 것으로 기대하며, 이와 관련하여 투자규모와 업종선택, 자금조달, 기업조직 등 기업본연의 활동에 대해서는 정부가 규제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