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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한·싱가폴 FTA 체결 협의와 관련하여-
아시아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과 싱가폴을 국빈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한·일, 한·싱가폴 정상회담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기로 합의하였다. 노 대통령은 지난 20일 고이즈미 일본 총리와 연내 교섭을 개시하여 2005년까지 한·일간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목표로 추진키로 합의하였고, 싱가폴 고촉동(吳作棟) 총리와는 23일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을 2004년초에 시작하여 1년 이내에 타결을 목표로 추진키로 합의했다.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시민회의는 한·일간, 한·싱가폴간 FTA 체결 합의를 환영한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보고된 184개의 FTA가 현재 발효 중이고 FTA 체결국간의 무역이 전세계교역량의 44%를 차지하고 있으나, 한국은 아직도 한건의 FTA조차 체결하지 못해 ‘국제적 외톨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역주의가 팽배해진 국제통상환경에서 우리만이 ‘독불장군’처럼 소외되어서는 결코 생존할 수 없다.
KOTRA는 최근 FTA 관련 보고서에서 한국 수출기업들이 FTA 미체결과 발효지연으로 인해서 해외시장에서 많은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멕시코는 미국과 EU 등 FTA 회원국엔 10%인 자동차관세를 한국산에 대해서는 50%의 고율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정부발주 대형건설 프로젝트 참가자격을 FTA 회원국으로 제한하고 있다. 또한 EU는 공동강제규격인증(CE 마크) 제도를 엄격히 규정하여 비회원국의 기계, 완구, 전기·전자제품, 통신기기, 의료기기 및 승강기 등 21개 품목의 수출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는 H형강 수입관세를 ASEAN회원국엔 5%, 비회원국엔 20%를 부과하는 등 FTA 미체결에 따른 해외수출시장에서의 경쟁력 상실 및 경제적 피해는 매우 크다.
FTA의 체결은 수출증진 및 시장 확대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며, 외국인 직접투자 증대를 통한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산업구조조정을 통한 경제의 효율성 및 기술협력을 통한 기술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또한 성공적인 FTA 체결로 국제적 소외를 탈피하여 우리나라의 위상을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한·일, 한·싱가폴간 FTA체결은 향후 한·중·일 FTA로 확대발전할 경우 세계 최대의 경제블록형성과 ASEAN 회원국에 대한 교두보로서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보여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FTA의 체결 합의도 중요하지만 국제적으로 약속한 합의 사항을 이행하는 것이 대내외 신인도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아직까지 한국은 이미 체결한 한·칠레 FTA를 내년 총선을 의식한 나머지 국회에서 4개월째 비준이 지연되고 있다. 칠레에서 이미 통과된 FTA 법안의 비준지연은 자동차, 휴대폰, 칼라TV등 주요제품의 수출에 큰 타격을 주고 있으며, 국제신인도도 큰 손상을 입고 있다.
시민회의는 그동안 논평 등을 통해 내년 총선을 의식한 나머지 한·칠레 FTA의 비준을 지연시키고 있는 국회의 자성을 요구하면서 조속한 비준을 촉구하여 왔다. 이제는 주요 교역국과의 다각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 강구해 나가면서 실리적인 경제외교로 무역과 투자를 증대시켜야 한다. 따라서 국회는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말고 거시적, 현실적 안목에서 경제실리를 추구하기를 바라며, 한·일, 한·싱가폴간 FTA 체결, 시행의 선결요건으로서 한·칠레 FTA의 조속한 비준을 거듭 촉구하는 바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