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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2일 국무회의를 열어 공정거래위원회의 계좌추적권(금융거래정보요구권)을 3년간 더 연장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확정하여 국회에 제출기로 했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1999년 대기업의 부당내부거래를 조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된 공정위의 계좌추적권이 2001년 한차례 연장된 후, 또 다시 연장되어 2007년 2월까지 계속된다. 당초 2년으로 시한을 정했던 계좌추적권이 7년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이밖에도 개정안에 포함된 내용을 보면 지주회사의 자회사간 출자가 금지되고, 카르텔에 대한 과징금이 2배 오른다. 소비자가 공정거래법 위반기업에 대해 손해배상을 제기할 때, 입증책임을 원고에서 피고에게 전환했고, 법원이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거래에 관한 손해배상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하여 결정하기 전에는 민사사건인데, 이렇게 되면 공정거래 관련 손해배상에 대해 민사소송법의 원칙이 상당히 무너지는 셈이다. 왜냐 하면 고의과실과 손해발생, 피해액은 원고가 입증해야 하는 것이 민사소송의 대원칙이기 때문이다.
계좌추적권의 연장에 대해서는 경제계가 일몰제 법취지의 준수, 부당내부거래의 사실상 근절과 다른 감지장치 마련, 정부의 준법정신훼손 등을 내세워 반대해왔던 사안이다. 또한 한나라당 등 야당이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 향후 국회 심의과정에서 어떻게 될는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기업인의 사기진작 및 투자증대를 통한 기업경영의 활성화와 경기회복을 위해 행정 편의주의적인 공정위의 계좌추적권은 이제 더 이상 연장하지 않고 시한이 종료되면 자동 폐지되게 해야 한다고 그동안 논평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주장하여 왔던 시민회의는 다시 한번 종전의 입장을 견지하며 계좌추적권의 연장 불가론을 거듭 강조하는 바이다.
왜냐 하면 공정위는 기업현장을 조사할 수 있는 조사권, 자료영취권, 조사불응시 과태료 청구권 등의 기존의 고유 권한을 가지고 담당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시적으로 적용하기로 하였던 조사추적권을 무리하게 재연장하는 것은 법정신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또한 부당한 거래에 대해서는 이사회에서 의결하여 외부에 공시한 사항을 조사함으로써 부당한 내부거래인지 여부를 적발할 수도 있다. 아울러 본인의 동의나 법원의 영장심사를 거치지 않은 계좌추적권의 남발은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고, 금융정보유출과 금융실명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시민회의는 이같은 입장에서 국회에서의 동개정안 통과를 반대하며, 자유시장경제원리에 따라 정부의 규제가 최소화되고 기업의 자율성과 사기를 진작시켜주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의 건설에 우리 모두가 매진해야 할 것임을 강조하는 바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