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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지난 13일 시정연설에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토지공개념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하였다. 토지공개념이란 토지의 개인적인 소유권은 인정하되, 그 이용방식과 거래를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정부가 규제하는 제도이다. 폭등하는 주택가격을 잡기위한 의지의 표현으로 생각된다. 부동산 가격의 안정이야말로 서민생활의 안정과 직결되고 경기를 활성화 시키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사유재산권이 보장되는 제도하에서 토지공개념제도의 도입은 위헌의 소지가 있으며 따라서 이는 근본적인 부동산 대책이 될 수 없을 것이다. 토지공개념은 이미 부동산경기가 급격히 과열되었던 지난 98년 도입된 바 있다. 택지보유상한제, 토지초과이득세, 개발이익환수제 등이 토지공개념의 주요골자였다. 택지보유상한제나 토지초과이득세 등은 과다한 규제이며 사유재산권의 침해소지가 있어 위헌팔결이 나 시행되지 못하고 있으며 개발이익환수제는 시장규제 완화의 일환으로 2004년 1월 1일 폐지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토지허가구역을 지정하여 소유권 및 지상권거래를 허가신청토록 하는 토지거래허가제나 일정지역, 일정규모이상의 주택거래 자체를 제한하는 주택주택거래허가제 같은 경우는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제한하게 되는 셈이어서 이를 규제할 경우에는 상당한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지공개념제도는 분명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고 소위 강남권 지역 부동산 투기를 억제 시킬 수 있는 특단의 대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개인의 재산을 직접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시행된다면 분명 위헌논란이 또다시 일게 될 것이며 따라서 제도시행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굳이 공개념제도가 아니더라도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복지시설이나 각종 문화 교육시설이 집중된 지역에 부유세를 신설하거나 양도세, 취득세를 현시가 대로 적용하여 거래를 제한시키는 방법, 둘째, 고교평준화를 해제하여 학군에 따른 지역편중을 완화시키는 방법, 셋째,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뉴타운지구를 선정하여 균형적인 개발을 실시하는 방법, 넷째, 1가구 다주택 취득자의 취득세율을 높여 거래를 제한시키고 자금출처조사나 증여세 탈루여부를 확실하게 조사하는 방법 등이 그것이다.
지난 8개월간 정부와 정치권은 이념논쟁이나 정쟁에만 휘둘려 한눈을 파는 사이에 정작 시급한 경제문제나 부동산문제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 토지공개념을 도입함으로써 부동산 경기를 잡겠다는 것은 이해가 안되는 바는 아니나 충분히 통제가능 했던 부동산시장에 대한 너무 때늦은 대응이라 판단되며 그러한 극약처방이 아니더라도 여러 방법으로 부동산 경기를 통제할 수 있는 여지는 아직도 충분하다.
시민회의는 위헌의 소지가 다분한 토지공개념제도 도입에 있어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함을 권고하며 가능한 시장충격과 반발을 최소화 시킬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도입해야함을 주장하는 바이다. 뿐만아니라 지금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규제위주의 단편적인 정책에서 탈피해 교육과 문화, 세제, 금융 등 다각도의 요인을 고려한 복합적인 대응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