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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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가진 `2004년도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을 통해 국력 낭비와 국정 혼란을 줄이기 위해 12월 15일을 전후해 국민투표를 통해 재심임 여부를 묻겠다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은 불신임이 되었을 경우 내년 2월 15일에 대통령직을 사퇴하고 4월 15일 총선과 함께 대통령 선거를 함께 치르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재신임이 되었을 경우는 그간의 국정운영을 평가해 청와대와 내각을 개편하고 대대적으로 국정쇄신을 하겠다고 밝혔다. 시민회의는 노무현 정부 출범 8개월만에 이같은 상황이 전개된 것에 대해 우선 유감을 표한다.
이날 노무현 대통령의 시정연설 내용은 그 진위를 확신하기 어렵다. 처음 밝힐 때 회의적이던 재신임에 대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높아지지 다시 말바꾸기를 하면서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점과 재신임 선언 이후 광주 노사모의 친필서한을 보낸 것과 관련한 노사모의 움직임, 여당과 언론에 대한 책임전가, 재신임 여부와 특정 정책의 연계하려 했던 점 등을 살펴보았을 때는 과연 진의가 무엇인지 아직 확신할 수가 없다. 국민이 임기 중 대통령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도록 선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은 헌법학자들이 위헌이라고까지 지적하고 있는 국민투표라는 방식을 통해 당면한 현 정국을 돌파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번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문제는 참여정부의 도덕성 결여, 8개월간의 국가운영의 실패에 대한 비판여론, 특히 최근의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불법자금 수수혐의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이번 최도술 사건과 관련해서 노무현 대통령은 재신임을 묻기전에 최도술 전 비서관의 혐의에 대한 수사결과를 지켜보고 그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는 것이 합리적이고 민주적 절차라고 생각한다. 혹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추세를 보이면서 국정운영에 주력해야 할 청와대가 재신임 문제에 대해 사전에 준비한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이제 노무현 대통령이 현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대통령직을 얼마나 잘 수행할 수 있는가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또한 야당과 언론에 대한 편가르기식의 적대감을 지양하고 국민통합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국민투표를 통해 재신임을 묻는 문제도 중요하겠지만 실제는 민생의 안전과 경제 살리기, 청년 실업 대책, 북핵문제, 이라크 파병 문제등이 더욱 중요하다.
대통령의 재신임 문제와 무관하게 정부는 책임행정을 구현하고 아울러 여당과 야당은 초당적으로 합심해서 중단 없고 혼란 없는 국정운영을 이루어 나가야 할 것이다. 시민회의는 대통령의 재신임 문제로 인해 국가의 혼란이나 국가의 안전, 국민의 생활이 저해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