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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당시 정치권이 SK 그룹으로부터 거액의 불법 정치 자금을 수수한 사건으로 인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그룹의 비자금 사건이후 또다시 터진 재벌그룹의 불법 정치 자금 사건이다. 대선당시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이던 최돈웅 의원은 SK로부터 100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고, 통합신당 이상수 의원도 대선 당시 SK로부터 30억~40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대선직후 최두술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도 SK로부터 10억원 이상을 CD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두 의원과 최도술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 모두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으나 사건에 대한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고, 과거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한 정치권과 재벌그룹에 대해 실망을 감출수 없다.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은 지난9일 기자회견을 갖고 SK 비자금 수수 의혹에 대해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 재정위원장을 맡았지만 실질적인 업무를 총괄하지 않았다”며 “SK 비자금은 보고받은 적도 없고, 졀재한 적도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여러 정황을 살펴 봤을때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의 말은 설득력이 없다. 만약 최돈웅 의원과 한나라당의 주장대로 SK비자금과 관련된 혐의가 없다면 지금처럼 검찰의 소환에 불응할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출두해서 조사를 받으면 될 것이다.
통합신당의 이상수 의원은 지난 대선 기간 중 SK 그룹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돈을 35명의 명의로 쪼개서 받았다고 한다. 법인이 낼 수 있는 한도액을 초과해 35명의 개인명의로 쪼개서 받았다는 것인데, 이 돈을 순수한 정치후원금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도술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에게 전달된 SK 비자금은 대통령 당선자의 최측근에 대한 일종의 통행료적 의미가 크다. 이로인해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에게 재신임을 받겠다는 기자회견까지 했다. 대통령의 측근의 불법자금 수수 혐의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게 재신임을 받겠다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불법정치자금 문제와 관련해 돈을 받은 정치권도 책임이 크지만 돈을 건네준 재벌그룹들도 정치권의 요청을 거부하지 못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난을 면키는 어려울 것이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불법 정치자금을 위한 비자금을 조성하지도 않을 것이며, 주지도 않겠다는 결의를 계속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그룹에 이어 SK그룹까지 비자금을 조성하고 불법정치자금을 전달한 것이 드러남으로써 반드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필요성과 실천의 중요성을 절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검찰은 현재 수사중인 재벌그룹들의 비자금 조성 및 불법정치자금을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해서 엄정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 재벌그룹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건네 받은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그 정치인들이 소속한 정당들도 더 이상 비호하지 말고 철저하게 조사를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비자금을 조성하고 정치자금을 건넨 재벌그룹들도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과 재벌그룹은 국민에게 사죄하는 마음을 가지고 비자금 조성 및 불법정치자금 수수에 대해 한점 의혹 없이 밝혀야 한다.
시민회의는 정치권 및 경제계가 비자금 조성 및 불법정치자금을 근절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서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를 만들어 나갈 것을 촉구한다. 또한 이제까지의 모든 정권이 이러한 불법정치자금과 관련해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정치권의 후진성 때문인지 아니면 제도적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아서인지를 철저하게 분석해서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한국사회가 부패인식지수 50위의 오욕에서 벗어나 한 단계 성숙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