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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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위원회는 지난 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내부거래를 조사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금융거래정보요구권(계좌추적권)을 다시 3년 연장하고, 공정거래 사건에서 피해자들이 사업자를 대상으로 직접 소송(사소)할 수 있는 것들을 내용으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은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곧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하지만 계좌추적권을 또 다시 연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공정위가 금년에 실시한 6대 그룹에 대한 부당내부거래 조사결과에서 나타났듯이 일부그룹의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부당내부거래는 거의 근절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룹당 5개 회사를 조사했지만 지원금액이나 과징금이 몇 천만 원에 지나지 않으며,LG그룹에 대해서는 계좌추적권까지 발동했지만 밝혀낸 지원금액은 극히 미미했다.
이는 부당내부거래가 근절되었고 계좌추적권의 실효성이 없으므로 시한이 도래하면 계좌추적권을 폐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일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명확한 혐의도 포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조사할 때 기업이 느끼는 조사의 부담이나 기업 이미지와 대외신인도의 손상은 매우 크다.
이보다 큰 문제는 법치주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조항을 한시적으로 규정할 때는 그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계좌추적권은 권한의 남용가능성, 금융실명제법의 위배 등의 이유로 당초 2년간 한시적으로 도입되었다. 2000년 공정위가 부당내부거래가 근절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미 3년간 연장하였다. 부당내부거래는 거의 근절되고 관련제도는 대폭 보완되었는데, 다시 법을 고치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하는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법치주의 확립과 제도의 국제규범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해 공정위의 금융거래정보요구권은 폐지되어야 한다고 논평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주장해 왔다. 그러한 점에서 시민회의는 이번 규제개혁위원회의 금융거래정보요구권 통과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다시 한번 연장 불가론을 강조하는 바이다.
본인의 동의나 영장심의가 없는 계좌추적 남발은 자칫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며, 최근 2년간의 연평균 25만건의 계좌추적 남발은 개인신용정보의 유출과 금융실명제도의 근간을 저해할 수 있다. 우리에게 시급한 기업 경영 및 경기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규제 및 감독관리는 최소한으로 축소, 지양되어야 한다. 금융거래정보요구권의 연장보다는 기존의 제도를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