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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29일 민주당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노대통령이 여당의 분열을 묵시적으로 후원·동조 혹은 방관하면서 여론의 추이를 관망하여 보다 유리한 입지를 점하려는 기회주의적 처신으로 일관한다는 일각의 비판도 어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집권 초반부터 이른바 무당(無黨)대통령이 나온 상황하에서 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한다고 해서 모든 일이 마무리될 수 없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무당대통령이 리더쉽을 갖고 원활하게 국정을 운영할 수 있다고 검증된 바 없고, 그러한 처신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는 여론이 훨신 높다.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시민회의는 다음과 같이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첫째, 4당 체제에 들어선 상황에서 대통령이 중립성을 지키고 당적을 초월하여 경제·민생현안에만 전념한다고 말하더라도, 그대로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 자명하다. 모든 국가정책 사안이 4당 체제하의 의회와 조율되어져야 하므로 논의가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높으며, 경우에 따라서 대통령은 국회의 비타협적 태도를 문제 삼고, 국회는 대통령의 리더쉽 부재에 책임을 지우는 반복적, 소모적 사태가 수시로 등장할 것으로 우려된다. 대통령은 조속히 통합신당에의 입당문제를 마무리 지어 자신의 입지를 분명히 해야 하며, 여당 실종상태를 수습하고 국정운영에 책임감을 갖는 정당정치구도를 복구해야 한다.
둘째, 사색분당의 이념성(혹은 당파적 이해관계)을 뛰어넘는 무당대통령이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우며, 통합신당이 여당이 된다 하더라도 소수정당으로서 제 기능을 다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대통령은 국회와 행정부의 관계를 대결구도로 몰아가기 보다는 신중한 자세로 정책중심의 정국운영이 이루어지도록, 또 국회가 이에 대한 협력과 대타협의 자세를 보이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통합신당 또한 국회 내에서 편가르기 식의 정쟁에 휩싸이지 말고 정책대결을 중심으로 한 윤활한 국회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짧은 시일 안으로 대통령과 통합신당의 관계가 마무리되고, 또한 국회 내에서의 정당간 정책대결구도가 빠르게 복구되는 대로 극심한 빈부양극화, 청년실업, 경제 침체 등 산적한 민생 및 경제현안에 대해 모든 열정을 총동원하여 해결을 위해 분발해야 한다. 국가의 총체적 위기상황 앞에서 대통령을 위시한 모든 정당이 합심하여 위기극복을 위한 피나는 노력을 경주해 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