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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현 국정원) 예산 850여억원을 지난96년 신한국당(현 한나라당) 총선 자금으로 횡령한 혐의로 강삼재 의원이 23일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고, 어제 전격적으로 의원직 사퇴와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또한 김덕룡 의원도 250억원을 지방선거 자금으로 횡령한 혐의로 소환 조사를 받게되었다.
이번 사건은 국가의 중요한 기관 중 하나인 안기부의 예산을 사후감사도 어렵고 보안상 국민들이 알기 힘든 예산이라는 점을 악용해 당시 안기부 기조실장과 집권여당의 사무총장 등 몇몇 사람들이 정권 및 권력 유지를 위해 횡령해서 사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강삼재 의원의 의원직 사퇴 및 정계은퇴를 만류하는 등 사태의 수습을 위해 지도부가 나서 진화하고 있으나 이는 국민들에게 실망만을 안겨줄 뿐이다. 국민의 혈세를 횡령해 소속의원 200여명이 혜택을 받은 한나라당이 정치재판 운운해가며 국민에 대한 사과한마디 없이, 검찰수사와 재판과정에서 방탄 국회를 계속하면서 사실을 부인하는 등 국민에게 진실을 밝히지 않고 사건 관련자들을 계속 감싸려 하는 것은 정말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이제 한나라당은 더 이상 방탄 국회나 침묵으로 일관하지 말고 사건의 전말을 소상하게 국민에게 밝히고 잘못이 있다면 국민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야 할 것이다. 특히 사건의 직접 당사자들과 당시 정권의 핵심들도 부인만 하지 말고 진실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만약 한나라당 관련자들의 주장대로 그것이 정치재판의 색깔이 짙다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자료들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또한 현 정부도 이러한 지난날의 사건들을 거울로 삼아 국민의 혈세가 특정집단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며 국정원도 투명한 예산 운용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국가기관이 되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