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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강철규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과 정세균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배석한 가운데 정부와 민주당은 그동안 많은 논란을 빚어왔던 공정거래위원회의 금융거래 정보요구권(계좌추적권) 시한을 3년간 연장하기로 합의하였다.
이에 따라 당정은 당초 공정위가 요청한 ‘5년 연장’을 ‘3년 연장’으로 단축 조정하여 내년 2월 만료되는 계좌추적권을 2007년 2월까지 연장하기로 하고, 이 개정안을 올 정기국회에 제출, 처리하기로 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기업규제 해소와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힘으로써 입법과정에서의 난항이 예상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그동안 기업경영의 활성화와 사기진작을 위해 공정위의 계좌추적권은 행정적 편의주의이므로 이제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며, 이번 당정간의 연장 합의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에서 연장 불가론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미 기업현장을 조사할 수 있는 조사권, 자료영취권, 조사불응시 과태료 청구권 등의 고유 권한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이사회에서 결정되어 공시된 사항을 추적함으로써 기업의 불투명한 부당내부거래를 감시할 수 있다.
따라서 30대 그룹의 부실기업사 정비 및 기업구조조정을 위해 당초 한시적으로 적용하기로 하였던 공정위의 계좌추적권을 연장하기보다 기존의 권한과 담당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바람직하다. 정부의 규제강화는 기업경영 및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정부규제는 가급적 최소화하여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마련되도록 해야 한다.
본인의 동의나 법원의 영장심사를 거치지 않은 계좌추적권의 남발은 자칫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최근 2년 동안 연평균 약25만 건 등에 이르는 계좌추적권의 남발은 개인의 금융정보유출과 금융실명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행정적 편의를 위한 계좌추적권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도록 불가피한 상황에 한하도록 해야 한다.
기업의 부당 내부거래 감시의 역할은 이제 시장과 이해 당사자들이 시장의 원리에 근거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정위의 계좌추적권 연장과 같은 정부의 규제 및 감독권 강화 노력은 기업경쟁력 제고와 경기 활성화가 절실한 현 우리 경제에서 반드시 지양되어야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