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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정부는 새로 선임될 국립국악원장에 현 정부와 “코드”를 같이한다는 민예총 산하 민족음악인협회 김철호 이사장을 내정했다. 이에 지난 5일 “전국대학국악과 교수포럼”은 국립국악원 차기원장 임용 내정무효선언에 더불어 이창동 문화관광부장관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고, 한나라당은 7일 “문화계 세력개편을 기도하는 작태”라고 의견을 피력하며 이창동 장관은 언론 죽이기에 이은 산하단체 인사 파행의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을 강력히 주장해 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이후 신문화권력이 문화예술계 주요한 위치에 배정되면서 “코드가 맞는 끼리끼리” 라는 의혹을 불러 일으킬만한 사례들이 속출되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정치, 경제 등에 비해 당장의 호구지책과 연관이 적어 국민의 체감도가 떨어지는 문화예술계의 특성 때문에 다른 어느 분야에서보다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문화행정혁신위원회를 위시로 문예진흥원, 문화관광정책연구원, 영상자료원, 국립현대미술관장, 국립국악원장 등 관련 단체장의 이력을 보면 모두 민예총과 친 민예총단체 출신으로 그들의 능력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문화예술의 정통성을 유지하고 있어 많은 예술인들이 포진되어 있는 순수예술단체가 배제된 채 한쪽으로만 편향된 구도가 역력하다. 이러한 인사는 문화예술계 발전은 커녕 내부의 반목과 불신의 골을 넓혀 한국문화예술계의 고른 발전을 크게 저해할 것으로 우려되는 바가 크다.
문화예술계의 새판짜기는 단지 조직구성의 문제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문화관광부 내에 새로 편성된 자문기구인 문화행정혁신위원회는 그 첫 작품으로 문화예술위원회를 만들어 연간 수 백억원에 달하는 문예진흥지원금 또한 한쪽으로만 배분하려는 의도를 내보이고 있어 문화예술계의 한쪽으로만 편향된 움직임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이다. 세계적 경쟁력이 문화에서부터 시작되고 형성되는 것이 작금의 추세이다. 따라서 한국 문화예술계는 더 이상 정치적 권력논리에 휘둘려 불필요한 소모전을 그만 두어야 할 것이다. 진정한 문화예술의 발전 모색은 아예 뒷전으로 밀려난 채 그동안 소외되어 왔다고 자임하는 인사들의 자기 밥그릇 찾기에 급급한 지금의 모습은 앞으로 한국 문화예술계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시민회의는 이창동 장관이 발전된 문화 선진국을 이끌어나갈 21세기 문화부 장관으로서 노대통령의 선거공약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너와 내가 가려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화합을 꾀하여 발전을 꾀할 수 있는 현명한 문화수장의 정신을 깨우쳐 지금까지의 편향된 태도를 버리고 진정으로 문화예술계의 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균형 있는 정책에 임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또한 더 이상 문화예술계에 파벌과 반목을 조장하는 행위를 그만두고 문화예술인들이 하나 되어 그들의 기량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하루빨리 조성해 주는 일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