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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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만평 하나를 두고 또 다시 보혁간 대립이 물리적 충돌로 비화되는 불상사가 나타나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8월 29일자 조선일보에는 하루 전 “검찰이 별것 아닌 문제로 김대중 전 대통령 아들을 수사했다”라고 발언한 노무현 대통령을 노점상에 상습적 폭력을 행사하는 폭력배로, 검찰을 힘없는 노점상으로 묘사한 만평이 개재되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뇌물 수뢰혐의로 구속, 수감된 김 전 대통령 아들에 대한 검찰 수사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인상을 준 것이었다.
이에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노 대통령을 적극 지지한 이들을 주축으로 하는 시민단체 ‘생활정치 네트워크 국민의 힘’(이하 국민의 힘) 회원 50여명은 다음날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문제의 만평을 포함한 조선일보의 논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때마침 점심식사를 마치고 돌아오고 있던 조갑제 월간조선 사장과 서정갑 육·해·공·해병대 대령연합회장 등 일행 4명이 ‘국민의 힘’ 회원들과 마주치게 되었다. ‘국민의 힘’ 회원들은 지난 8월 24일 조 사장이 개인 홈페이지에 “국가와 헌법, 자유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반역 독재정권에 대해 국민은 저항권을 행사할 수 있다”라고 쓴 내용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면서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서 회장을 비롯한 일부에서 부상을 입었으며, 양측은 충돌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있다.
‘국민의 힘’측 역시 나름대로 할 말이 많을 것이다. 그들에게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사들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방해나 되는 소위 ‘조폭언론’ 정도로 보일 수도 있으며, 그러한 세력들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서는 물리적 힘을 동원하는 것까지 정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엄청난 착각이다. 단지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치세력, 인물의 찬사만을 하는 언론은 애초에 존재할 필요가 없다. 특정 언론의 논조에 그렇게 동의를 할 수 없다면 그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거나 자신들의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는 보다 법과 상식에 맞는 방식은 얼마든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과 믿는 바가 다르다는 이유 때문에 상대방에게 숫자의 우위를 내세우고, 그것도 물리력까지 앞세우면서 공개적인 위협을 가하는 것은 이미 납득될 수 있는 선을 넘은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조폭의 행태’에 다름아닌 것이다. 이는 ‘국민의 힘’ 측에서 서 회장측의 공포탄 사격 등을 내세운다고 해도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책임이다.
‘국민의 힘’은 지난 8월 31일 “‘국민의 힘’의 시위는 언론의 다양성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폭거”라는 한국시사만화가회의 주장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 숫자의 우위와 물리력을 통한 위협 등의 비상식적인 행태를 계속하면서, 그들의 이름에 ‘국민’ 운운하는 것은 국민 전체에 대한 모독에 불과하다. 이를 명심해야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