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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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사흘 동안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되었던 한국, 북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의 첫 번째 6개국 다자회담이 오늘 마무리되었다. 비록 참가국들의 공식화된 합의문건을 채택하지는 못했지만, 6개 참가국들은 이번 회담을 통해서 현 위기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확인하는 동시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공동노력의 필요성에 공감을 이루었으며, 조속한 시일 내에 다음 회담을 개최한다는 점에도 동의했다.
이번 6자회담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노력이 갖는 기회와 도전 요인을 동시에 보여주는 자리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문제의 이해당사자인 6개 참가국 모두, 심지어는 문제의 장본인인 북한조차, 현 상황의 추가적인 악화가 이루어져서는 안되며, 평화적인 수단을 통해 단계적, 포괄적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북한이 여전히 외부세계의 보상 선행을 요구하는 등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여 문제해결을 위한 향후 전망이 반드시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것 또한 확인시켰다. 무엇보다 이번 회담에서 참가국들이 회담 종료시점까지 끝내 공식적인 합의사항을 채택하지 못했다는 점은 앞으로의 노력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만들게 되었다.
또한 북한이 지난 4월 3자회담에서 언급했던 자신들의 핵보유 인정을 대화 참가국이 늘어난 이번 회담에서까지 반복했으며, 핵실험 및 공식적인 핵보유 선언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는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위한 앞으로의 여정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임을 다시금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의 그러한 태도가 단순한 엄포인지, 아니면 정말 이를 실천하겠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북한의 고질적인 벼랑끝 전술은 북한이 아직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한국과 국제사회의 의지에 대해서 오판하고 있으며, 핵문제를 기존의 한반도 장악노선과 연장선상에서 다루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지난 사흘 동안의 첫 6자회담은 일단 현 위기의 이해당사국간 기본입장과 공감대를 확인했으며,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의 첫걸음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의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향후 예정된 두 번째 6자회담을 비롯하여 앞으로의 노력은 대화 자체만이 아닌,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합의와 조속한 실천의 수반이 요구된다. 이미 북한이 여러 차례 억제력이란 이름아래 핵잠재력 실체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실제로 폐연료봉 재처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도 갈수록 수위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문제해결을 위한 구체적 합의나 실천이 없는 대화 그 자체는 자칫 공허한 시간낭비로 변질될 수도 있다.
북한은 이번 6자회담에서 확인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한국과 국제사회의 분명한 입장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체제보장을 요구하기에 앞서 그들 스스로가 저지른 문제에 대해 결자해지에 나서야 한다. 자신들의 생존이 중요한 만큼 한국의 안보와 국제질서의 안전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이상 북한은 결코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 정부 역시 이번 회담을 통해 확인된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최대한 활용하여 앞으로 현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합의 및 조속한 실천을 도출시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의 상황은 대화 자체의 지속에만 의존하기에는 너무 심각하기 때문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