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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월스트리트(AWSJ) 21일자에 게재된 정순균 국정홍보처 차장의 글이 큰 무리를 일으키고 있다. 이 기고문은 AWSJ가 18일자 ‘노 대통령의 대언론’ 제하 사설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일부 언론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을 비판한데 대한 반론성 투고로 게재된 것이라고 한다. 외국 언론사의 사설에 현 정부식의 맞서기를 하다가 이 지경이 되었으니 정부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혹 떼려다 혹 붙인 격이다.
AWSJ에 게재된 정차장의 기고문의 내용을 보면 ‘많은 한국기자들은 기초적인 사실을 체크하거나 중요한 부분을 확인하지 않은 채 기사를 쓰는 경향이 있다’, ‘각 정부부처마다 영향력이 있다 싶은 기자들에게 술과 식사를 대접하고 정기적으로 돈 봉투를 돌렸다’고 적고 있다. 이에 대해 기자협회와 언론계는 정차장의 현실인식 수준과 상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언론을 담당하는 주무부서라 할 수 있는 국정홍보처의 언론관이 이러할 진대 외국에서 이후에 우리의 언론과 기자들을 어떻게 볼 것인지, 이에 대해 어떤 말로 땅에 떨어진 한국 언론의 위상을 추스를 수 있을 것인지 답답할 따름이다.
사건이 커지자 정 차장은 자신의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영문 번역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고 외신의 편집과정에서 일부가 삭제되었다고 하며 영문번역상의 오류를 확인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것은 해명이 아니라 현 정부의 아마츄어리즘을 오히려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사회의 공기인 언론에 대한 글을 기고하는 정부관계자가 자신이 쓴 글의 번역을 확인하지도 않고 외국 언론사에 보낸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시민회의는 정차장이 노대통령 개인을 위한 변론을 위해 한국 언론 전체를 죽이는 몰지각을 범하였다고 본다. 분노가 깊으면 시야가 흐려지는 법이다.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는 정부와 언론, 특히 특정언론과의 얽힌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그리고 그 끈은 정부가 쥐고 있음에 틀림없다. 시민회의는 정부가 국정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 순위에 따라 국정에 매진해 줄 것을 촉구한다.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언론에만 관심 있고 언론에만 발 빠르게 대처하는 정부는 아닌 것이다. 정부의 지금과 같은 대언론 행보는 언론 길들이기라는 의혹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민생현안들이 뒤로 밀리고 서민들은 유례없는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끝으로 정부와 국정홍보처는 이번 사건에 대해 언론에 사과하고 정차장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언론에 대해 서슬 퍼렇게 대응했듯이 스스로에게야 말로 엄정한 잣대를 적용할 것이라고 믿는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