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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는 19일 금융계좌추적권 시한 재연장, 자회사간 출자금지, 지주회사 부채비율 완화 등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번 입법예고안에는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도되던 출자총액규제 개편안은 제외되었으나 금융계좌추적권 재연장 시도에 기업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입법 과정에 난항이 예견된다.
시민회의는 공정위의 책무가 시장에서의 경쟁을 활성화하고 촉진하는 것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규제수단도 최소 비용을 수반하는 것이라야 함을 누누이 지적해 왔다. 이번 입법안은 공정위가 이러한 본연의 역할을 망각한 채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에 젖어 중복규제와 과다규제를 남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음은 개탄할 일이다. 공정위 본연의 목표에 충실하기 위해서 이번 입법예고안의 최종 입법과정에서 수정, 보완되어야 함을 지적한다.
첫째, 출자총액규제 개편안이 태스크포스의 논의를 거쳐 추후 발표될 시장개혁 3개년계획에서 추진일정과 방침을 정하기로 함에 따라 일단 제외된 것은 일단 환영할 만하다. 시민회의는 출자총액규제제도가 기업의 투자를 저해하고, SK사태에서 경험했듯이 외국자본에 대한 국내기업의 역차별로 인해 경영권 위협이 우려되기 때문에 출자총액규제를 정비할 것을 주장해 왔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성 강화는 정부의 규제보다는 기업의 시스템 개선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부당내부거래 조사를 위해 2004년 2월까지 한시적으로 실시키로 한 금융거래 정보 요구권의 시한을 5년동안 재연장하는 방안은 삭제되어야 마땅하다. 공정위는 이미 기업현장을 직접 조사할 수 있는 조사권, 자료 영취권, 조사불응시 과태료 청구권 등의 고유권한을 확보하고 있으며, 기업 내부거래시 이사회에 결정된 공시사항을 추적함으로써 충분히 부당내부거래를 감시할 수가 있다. 시한이 만료되는 금융거래 정보 요구권을 다시 재연장하기보다는 기존의 제도를 통한 부당 내부거래감시를 하는 것이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규제 완화 정책과도 일치하는 방향이다.
셋째,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지주회사제도 권고 역시 법적 강제력 없는 권고에 그쳐야 한다. 지주회사 제도로의 체제 전환을 일괄적으로 권고하기 보다는 개별기업의 경영환경이나 특성 등을 고려하여 기업의 자율적인 선택 권한으로 보장해 주는 것이 마땅하다면 굳이 법에 지주회사권고안을 규정할 필요가 없다.
계좌추적권의 연장 시도는 행정편의주의의 극치이며,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는 상황에서 중복규제인 출자총액규제가 존립할 근거는 이제 없다.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시민회의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각 기업의 특성에 따라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투명성을 증대할 수 있도록 정부의 간섭과 규제를 최소화하기를 촉구한다. 각종 시장에서의 경쟁을 활성화하는 것이야말로 지배구조 개선, 투명성 강화를 도모할 수 있는 최선의 방편임을 공정위는 깨달아야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