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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경선은 참여민주주의의 실천인가 권력쟁취를 위한 수단인가?
민주당 이인제 상임고문이 17일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당초 7명의 대선 주자가 등장하였지만 지금은 두 명으로 줄었고, 정동영 후보 역시 끝까지 경선을 마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민주당 국민경선이 실시과정에서 참여민주주의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 준 데 대해 매우 유감이다.
1. 민주당이 실시하는 국민경선제는 보스정치로 대표되는 한국의 비민주적 정치문화를 불식하고 상향식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열었으며, 국민들이 직접 경선에 참여하여 참여민주주의를 실천한다는 측면에서 높이 평가할 만한 정치실험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국민경선제는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국민경선제도의 추이를 지켜보건대 그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보이지 않는 손과 미리 짜여진 시나리오에 의해 경선이 진행되었다는 각종 음모론이 제기되었고 불필요하고 과도한 인신공격과 이념공방이 오가며, 후보들간의 감정적 대응만이 활개를 쳤다. 이러한 후보들 사이의 소모전 속에 그토록 기대했던 민주적 국민경선 실험은 환상에 불과했다는 뼈아픈 깨달음만을 국민들에게 안겨주었다.
3. 이인제 고문 등 5명의 후보들이 여러 가지 당내외적 여건으로 인하여 중도 포기하는 것은 곧 절차적 민주주의 실천의 좌초를 의미한다. 더욱이 대통령의 오른팔이라 할 수 있는 측근이 청와대 비서실장이 된 다음 날 갑작스럽게 2위 후보가 사퇴를 선언했다는 것에 대해 배후에서 조종한 보이지 않는 손이 보이는 손으로 바꾸어지지 않았는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4.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후보들이 국민 참여경선의 본 뜻을 끝까지 살리지 못하고 대부분 중도 하차한 것에 대해 유감을 금치 못하는 바이다. 민주당은 경선과정에서 제기되었던 각종 의혹들을 명확히 해명함으로써 경선이 절차적으로나마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어야 한다. 그것만이 국민경선의 참된 의미를 퇴색시키기 않는 방법이며 민주주의의 공고화에 기여하는 올바른 선택일 것이다. 또한 경선에 많은 기대를 걸었던 국민들을 더 이상 실망시키는 않은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