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 활동 > 논평·성명
지난 6일 현대자동차 노조가 생산, 수출, 협력업체 피해 등 3조원의 손실을 보았던 파업을 46일만에 매듭지었다. 노조의 경영참여 일부 허용을 비롯하여 노조의 의견이 대부분 관철됨에 따라 현대차의 경영 여건의 악화와 함께 노동시장의 유연성 상실에 대한 정부 및 재계의 우려 목소리가 크다. 경영권 보호를 위해 산자부가 ‘노사관계개선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노조의 반발 및 향후 노동계 하투가 거셀 것으로 예상돼 현대차 노사합의에 대한 파장은 매우 클 것으로 우려된다.
6일 현대차 노사가 합의한 사항은 주5일제 근무제의 9월 실시, 노조의 경영권 참여,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 및 1인당 성과금 포함한 1천만원 상당의 임금 상승 등이다. 사실상 노조측의 요구를 전반적으로 다 수용한 압도적인 노조의 승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긴급조정권 발동을 눈앞에 두고 현대가의 상중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막대한 손실과 함께 46일 동안을 끌어왔던 협상을 이제와서 정몽구 대표이사의 조속한 합의를 요망하는 전화 한통화에 이렇게 내주기식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에 시민회의는 현대차의 제왕적 경영 구조에 착잡함을 금할 수 없으며, 의사결정 및 지배구조의 조속한 개선을 촉구하는 바이다.
이번 합의에서 가장 우려되는 사항은 노조의 경영권 참여로 노조의 승인없이는 개발, 사업확장, 공장이전 등을 할 수 없게 됨으로써 위기관리 능력과 의사결정 효율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일시적인 어려움을 모면하기 위해 체결한 이번 합의가 향후 부메랑이 되어 현대차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은 자명하다. 현대차는 앞으로 이사회의 주요 안건을 노조에 통보 및 협의를 해야 하며, 경영성과의 분배, 경기 변동에 따른 구조조정 등에 차질을 빚게 되었다. 나아가 해외 공장 및 생산라인에 대한 노사간의 조정합의 요건은 현대차의 장기 생존 필수 전략인 ‘글로벌 톱 5’에도 장애가 될 것이다.
노조의 규모로 볼 때 현대차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아울러, 두산중공업, 화물연대, 조흥은행, 철도 및 현대차 파업에 이르기까지 몇 개월 동안의 노사분규가 법과 원칙을 무시한 채 끝까지 버팀으로써 주장을 관철시키는 경향이 있다. 노조 경영권 참여까지 획득한 이번 파업은 향후 예정된 노조들에게 또 하나의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여 큰 파장이 우려된다. 투쟁적 노조의 성공은 기업경쟁력 상실, 노동시장의 경직성, 국내외 자본의 해외 유출 및 경기 하락으로 장기적으로는 더 큰 불행을 자초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경영권의 행사는 책임을 전제로 해야 하며, 기업 경쟁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근로자에게는 단결권이 있듯, 경영인에게는 책임경영을 위한 경영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아울러, 경영권 보장 및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갖춰질 때, 외국 자본 유입을 통한 동북아 중심 국가로 나아 갈 수 있을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번 협상을 통해 1인당 성과금 포함 1천만원의 임금인상을 받게 되었다. 혜택을 받고 있는 대기업 노조의 투쟁적 파업은 관련 하청기업과 중소기업에게 타격을 줄뿐만 아니라 일명 ‘귀족노조’라는 별칭과 함께 노조간의 또 다른 위화감을 조성하는 계기가 된다. 노조 파업의 자제를 바라는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대기업 노조의 도덕성 회복을 촉구한다. 우리 경제는 밥 그릇 챙기기보다 온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일치단결하여 경제를 회복, 성장시켜야 하는 총체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
현대차 노사의 합의가 향후 기업투자와 구조조정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다른 노조로의 파급효과로 인해 기업경쟁력, 노동시장의 유연성 및 외국 투자자본 유치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차는 파업에 따른 손실과 임금 인상분을 소비자나 관련 하청업체에게 떠 넘기지 않도록 하고, 고임금에 걸맞는 품질 향상 및 생산력 증대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는 품질과 서비스를 중시하는 인식제고를 통해 현대차의 기업경쟁력 향상에 기여하여야 한다. 정부는 수입차의 관세를 인하하는 등의 시장 자유화 정책으로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확대시켜주고, 국내 자동차 시장의 독점적 특혜를 받고 있는 현대차가 공정한 경쟁을 통해 기업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