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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6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주5일 근무제 입법 단일안을 만들어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는 당초 노동계에서 주장하던 내용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재계가 수용하기로 한 정부안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막바지 합의에 따른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계의 단일안의 내용은 연월차 휴가를 18~27일로 조정하고, 단축되는 4시간의 임금을 기본급으로 보전하며, 연월차 휴가일수 축소에 따른 연월차 수당을 퇴직 때까지 매년 총액임금 기준으로 보전하도록 되어있다. 근로시간 단축과는 관계없이 임금을 전액 보전한다는 내용의 단일안이다. 이는 현재의 연월차 제도 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편법적인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정부나 재계가 이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인건비 상승과 생산성 저하로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원인이 될 것이다.
경영계에서는 노동계의 5일근무제 단일안은 편법적인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것이며 이는 임금인상에 따른 경쟁력 저하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고 자금적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을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주5일 근무제의 일괄적인 조기시행은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아직 개발단계에 있는 한국의 여건으로서는 제조업체의 공동화 현상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므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개별기업의 중장기적인 자율적 결정권을 부여하는 방안으로 실행되는 것이 옳다고 판단된다.
주5일 근무제를 둘러 싼 각계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개별집단의 이익에 앞서 국가 전체의 미래를 생각해서 서로의 주장을 조금씩 양보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주5일 근무제 도입은 우리 경제여건을 고려할 때 당장 적용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경제 활성화라는 국가의 최우선 과제를 해결하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주5일 근무제 도입은 노동자들의 권익보호와 삶의 질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도입이 불가피하지만 그 시행시기에 대해선 우리나라의 기업문화와 노사환경의 실정에 맞게 적당히 조정되어야 한다. 또한 이와 관련된 세부사항들에 대해서도 서로의 입장만 끝까지 고집할 것이 아니라 국제 기준에 맞는 적정한 기준이 확보되는 차원에서의 합의를 도출해 내야 할 것이다.
시민회의는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과 기업 경쟁력 확보사이에서의 조화 있는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노사 문제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거친 노동제도가 확보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정부는 기업 경쟁력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노동정책을 추진해야 하며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르는 엄격한 근로기준을 마련하여 법과 원칙에 따른 확실한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또한 주5일 근무제 도입은 노조를 통한 일괄적인 협상을 요구하기보다는 개별기업의 여건을 반영한 자율적인 결정으로 시행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