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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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제주도에서 열린 모 경제단체 세미나에서 올해는 법인세를 인하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한나라당의 법인세율 1~2%포인트 인하요구에 대해 김 부총리는 내년에 정부의 재정사정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법인세 인하는 세수부족으로 국정운영에 차질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하였다.
정부가 세수 확보를 통해 국정운영의 방향을 잡아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정부 내에서 법인세 인하론자였던 경제팀 수장인 부총리가 인하불가로 정책방향을 180도 급선회할 만큼 최근 몇 개월 사이에 경제상황이 심각하게 바뀌었는지 궁금하다. 더욱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노무현 대통령이 과학장학생 장학증서수여식에서 법인세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경제주체들에게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과 혼선을 주고 있다.
현재 한국이 처한 경제 현실을 감안할 때, 정부의 모든 정책은 투자확대 등을 통한 경기회복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경제성장률 둔화, 청년 실업 급증, 불안한 노사관계, 정부정책의 혼선 등으로 체감경기는 이른바 IMF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나쁜 최악의 상황이라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겸허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이를 타개하고 국내 기업과 외국인 투자의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법인세 인하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
만일 정부가 세율인하계획의 사전예고를 통한 국내기업과 외국인투자의 활성화를 위해 금년 정기국회에서 법인세를 개정한 뒤 2005년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면, 이는 절박한 현 경제현실을 너무 낙관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아울러, 몇 개월 사이에도 변하는 정부 정책이 정말 2005년에 그대로 시행될지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가 우려하는 법인세 인하에 따른 세수감소(예 : 1%포인트 인하시 8,000억원 세수감소)는 방만한 정부예산에서 불요불급한 이전비용의 지출 등을 줄여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외국인투자가 확대되고 경기가 활성화되면 기업 영업이익의 증가에 따른 세원확대로 세수 부족을 보충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21세기 동북아 중심국가로 발돋움하려면 경쟁국들에 비해 유리한 경쟁의 위치에 서기 위한 제도의 정비가 불가피하다.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경쟁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법인세율은 외국인투자를 어렵게 하고 있는 바, 최근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외국인투자의 유치 확대와 동북아 중심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법인세의 인하는 조속히 이루어져야 될 선결과제중의 하나이다.
시민회의는 4월 ‘조세형평과 기업환경개선: 조화가능한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고, 법인세 인하를 촉구하는 논평을 내는 등 경기회복과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법인세 인하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에 시민회의는 현재 최우선 국정과제인 경기회복과 외국투자유치 촉진을 위해 법인세를 인하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촉구한다. 정부는 법인세 인하와 제도의 간소화 등 기업에게 최소한의 투자 환경을 제공해줌으로써 기업의 투자마인드를 제고시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줘야 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